세계의 관심이 중국에 주목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빛이 덜 나고 있지만 여건과 잠재력이 밝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가 권고했다.
윌리엄 페섹은 26일 블룸버그에 실린 '한국 경제가 중국의 그늘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한국이 외환 위기를 극복한 후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해졌으며 북핵 문제도 최근 개선되는 추세라면서 따라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한류도 시너지 효과를 주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페섹 칼럼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가 온통 중국 경제에 관심이 쏠려 있으나 한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 중국에 이은 아시아 3위 경제국 한국은 97-98년의 외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후 2000년 초 새로운 도약을 이뤘다. 해외 투자자들이 걱정하던 사항들이 많이 개선됐다.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31%나 상승하면서 아시아 최고 주식시장의 하나로 급부상했다.
물론 문제들이 남아 있기는 하다. 규제를 더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 경제 쪽의 거버넌스와 투명성 제고가 여전히 요구된다. 가계부채 부담도 더 낮춰져야 하며 고유가 위협이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증시 호조를 근거없는 것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가계 소비가 2년여 만에 되살아나고 있으며 북핵 위협이 현저히 해소됐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증시 호조가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내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이 해외 자본에 대한 개방 의지를 재확신시키는 것이다.
흔히들 한국을 얘기할 때 '시계추 경제'란 표현을 써왔다. 한국에 투자하면서 낙관과 비관의 양극을 오가는 불투명함을 해소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활성화되고 있다. 해외 자본이 우려해온 노동시장도 많이 개선됐다.
한국 지도부는 이 기회에 경제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경제가 업그레이드되면서 대외적으로 과거보다 더 여건이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킬 시점이다.
한류도 한국 경제에 시너지 효과를 주는 변수다.
금융시장이 개선되고 외환보유고도 2천억달러 수준에 달했으며 재벌의 영향력도 약화된 상황에서 한류 덕택에 새로운 문화 수출시장도 구축했다. 배용준과 보아같은 스타들이 일궈낸 성과다.
이제 한국도 경제호혜 정신에 따라 행동할 때다. 한국 경제가 국제 수준에 걸맞게 점진적으로 개방되면서 해외 자본에 잠식되는데 대한 우려를 떨쳐야 한다.
최근 국영기업 지분을 해외가 아닌 국내 자본에 흡수시켜야 한다는 압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외국직접투자(FDI) 유치를 저해하는 요인임을 알아야 한다.
한국은 10년 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훨씬 잘 무장돼있다. 따라서 해외 자본의 '생산성'을 활용하는데 겁먹기 보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을 재발견하고 있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국 당국이 지금과 같은 의지를 유지하는 한 한국 경제가 더 인상적인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