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외국인 대상 해외송금 핀테크 기업 한패스가 이번 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1만7000원~1만9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약 2000억원이다. 오는 16~17일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이지만, 증권신고서 속에는 투자자들이 짚어봐야 할 사항들이 적지 않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패스의 2024년 매출은 약 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90.6% 급증한 것으로 나온다. 2022년 210억원, 2023년 290억원에 이은 폭발적인 외형성장이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몇 가지 회계정책 변경 효과가 포함돼 있다. 한패스는 2023년 감사인 교체(대주→안진) 과정에서 2022년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판매촉진비 약 24억원이 매출에누리(영업수익 차감)로 재분류됐고, 2024년부터 외환차손익을 순액이 아닌 총액으로 인식하면서 매출 외형이 확대됐다. 한패스는 "2024년의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회계 변경 효과를 제외한 실질 성장률보다 높게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한패스는 김경훈 대표 개인으로부터 537억원을 단기 차입·상환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지배하는 한패스인터내셔널(56억원), 한패스대부(128억원)까지 포함하면 한 해에만 721억원이 대표이사 관련 자금으로 순환됐다. 회사 총자산(약 1138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다. 단기 차입이야 기업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일이지만, 총자산 1138억원 규모 기업에서 대표이사 개인의 537억원 차입은 다소 이례적이다. 지배주주의 회사 재정과 개인 재정 간 경계가 불명확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패스는 "과거 휴일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일시 차입한 이력이 있으나 현재는 금융기관 한도 대출로 대체됐다"며 "관계회사와의 모든 거래는 사업의 필요성에 기반하여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패스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갤럭시아머니트리·더즌·핑거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고 평균 PER 29.4배를 적용했다. 시장에서 실질 경쟁사로 평가받는 이나인페이·지머니트랜스·글로벌머니익스프레스(GME) 등은 모두 비상장이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시장에선 의문이 여전하다. 더즌의 경우 2025년 3월 상장 당시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기업으로선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또다른 비교회사인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전자결제(PG)와 O2O, 간편결제가 주력인 기업이라 해외송금이 핵심인 한패스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다.
한패스는 2024년 5월 특정 조합의 구주 매각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간주모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에 자진신고했다. 실질 청약 권유자가 49인을 초과했음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회사 측도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공시에 명시했다. 금감원이 올해 공시위반 조치 현황에서 이 유형을 '대표적 위반 사례'로 지목하고 엄중 조치를 예고한 만큼, 제재 수위와 시기에 따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