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미쳤네' 애플워치보다 얇고 가벼운데 열흘 거뜬…가격도 반값[써보니]

화웨이 워치핏 4 프로
운동 모니터링 높은 정확도
워밍업·지방연소 등 5구간으로 운동 상태 측정
운동 후 건강 상태도 관리
1시간 충전으로 열흘까지 사용

화웨이가 스마트워치의 새로운 시리즈 '워치핏 4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하며 웨어러블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화웨이는 국내에서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스마트워치·무선이어폰 등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해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체제인 데다 구글 서비스가 제한된 화웨이의 자체 '훙멍(鴻蒙·Harmony) OS가 한국인들에게 낯설게 다가와서다. 화웨이는 대신 안드로이드·iOS와 연동해 사용 가능한 서브 디바이스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워치 핏 시리즈 중 처음으로 출시된 '워치핏 4 프로 모델'을 한 달간 사용해봤다.

실제로 사용한 화웨이 워치 핏 4 프로. 이은서 기자.

가장 먼저 스포티한 인상을 주는 연두색 스트랩이 손목에 감겼다. 발수성 나일론 소재로 이뤄진 스트랩은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물이나 땀에 강했다. 9.3㎜ 두께에 30.4g인 워치 화면은 큼직해 손목에 묵직하게 느껴졌다. 사파이어 글라스 소재로 만들어진 화면을 가볍지만 튼튼한 느낌을 주는 티타늄 베젤이 둘러싸고 있었다. 외양은 흡사 애플워치11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두께는 애플워치11보다 0.4㎜ 얇았고, 무게도 10g 가까이 가벼웠다. 실내조명 아래에서도 3000니트의 1.82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이 선명해 이리저리 손목을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기자가 쓰는 애플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워치 화면을 키고 언어를 설정한 뒤 나오는 QR 코드를 스캔하니 앱스토어로 연결됐다. 화웨이의 플랫폼 '앱 갤러리' 없이도 워치 연동에 필요한 '화웨이 헬스' 앱을 다운받을 수 있었다. 다만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앱이 없어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다운받아야 한다.

배터리 걱정 없이 정확한 건강 모니터링에 집중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 걱정이 없다는 점이었다. 매일 충전기에 연결하거나 줄어드는 배터리에 불안했던 기억이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내외로 충전해두면 최대 열흘까지도 사용이 가능했다. 고속 충전도 가능해 30~40분 동안 80%를 충전할 수 있었다. 수면, 웰빙 데이터를 매일 측정했고, 운동은 2~3회 실시해도 넉넉했다. 워치 핏 4 프로의 배터리는 최장 10일, 전력 소모가 큰 AOD(Always On Display) 모드 활성화 시 최대 4일, 평균 7일간 이어진다. 일반 사용 시 최대 24시간, 저전력 모드에서 최대 38시간 지속되는 애플워치 11과 비교하면 큰 장점이다.

워치 화면에 고양이 캐릭터 '펠릭스'가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은서 기자.

일상생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기능은 감정 모니터링이었다. 기분 상태에 따라 표정과 행동이 바뀌는 동물 캐릭터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즐거움' 상태에서 고양이 캐릭터 '펠릭스'가 잠에서 깬 모습으로 발을 힘차게 구르거나, 화면 앞으로 나와 얼굴을 비볐다.

화면을 왼쪽으로 넘기면 나오는 이모션 웰빙 앱에는 기분 상태에 따라 노란색, 보라색, 파란색 꽃이 빙글빙글 돌았다. '중립'을 뜻하는 파란색 꽃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했고, 식사나 휴식 시간 등에는 '즐거움'을 뜻하는 노란색 꽃이 가끔 나타났다. 이 같은 감정 모니터링은 하루·주·월·연도별로 나뉘어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수면 팁과 호흡운동을 제공했다.

또 다른 일상 기능인 수면 모니터링도 수면의 질을 정확히 분석했다. 수면 시간, 심박수, 호흡수와 같은 수치가 매일 밤 기록됐다. 깊은 수면·얕은 수면·REM 수면·비수면으로 수면 상태 또한 나뉘어 측정됐고, 하룻밤 동안의 수면 주기를 그래프로 그려줬다. 실제로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깊은 수면 시간이 적고, 피로가 생기는 얕은 수면 시간이 많다는 분석과 함께 74점이라는 점수도 내놨다. 새벽에 잠깐 깬 시간까지 그래프에 나와 있어 신뢰감을 높였다.

실외 걷기 기능으로 운동 동선, 페이스 등 기록을 스마트폰 내 화웨이 헬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서 기자.

스마트워치의 주 기능인 운동 모니터링 면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산책 중 걷기 모드를 켜니 위치 추적이 시작됐다. 화면에 등장한 지도에는 현 위치가 나왔고, 그 아래에는 운동 거리와 평균 페이스가 기록되기 시작했다. 고도 변화를 측정하는 기압 센서가 오르막과 내리막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 적용된 화웨이의 특허기술 '해바라기 포지셔닝 시스템'이 전작 대비 위치추적 정확도를 높였다.

화면을 아래로 내리니 워밍업·지방 연소·유산소 등 5구간으로 나뉘어 운동 상태가 측정됐고, 1㎞가 넘을 때마다 손목에 진동이 울렸다. 유·무산소 훈련 스트레스를 분석해 회복 시 걸리는 시간을 보여주거나, 막바지에는 2분간 심박수 변화를 측정하며 운동 후 건강 상태도 관리해 준다는 점이 섬세하게 느껴졌다.

일반 워치핏 4와 달리 워치핏 4 프로 모델은 100가지의 아웃도어 스포츠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골프의 경우 앱에 등록된 코스 지도를 통해 손목에서도 3D 페어웨이 전경과 그린·벙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방수 기능이 있어 40m까지 다이빙도 할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개인정보 또한 사용자가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제공하고 있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헬스 앱 내 옵션으로 개인정보, 피트니스 데이터 동기화 여부를 설정할 수 있고, 모든 개인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

메시지 답장·NFC 결제 등 일부 기능 접근성 낮아

다만 일부 기능의 접근성이 제한된다는 점은 서드파티의 주요한 한계였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문자나 카톡의 빠른 답장이 불가했다. 텍스트 메시지만 확인할 수 있었고, 이미지의 경우 '사진을 보냈다'는 알림이 왔다. 경쟁 모델처럼 이모티콘이나 음성 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었다. 음성 텍스트 변환 입력 기능도 EMUI 10.1 이상을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과 연동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한국 내 대중교통 결제나 오프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는 연동되지 않아 스마트워치의 큰 장점 중 하나인 NFC 결제 또한 어려웠다. 일부 설정이나 도움말에서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아쉬웠다. 실제로 로컬 워치 화면을 바꿀 수 있는 창에 들어가 보니 대부분의 상세 설명이 영어로 제공됐다. 운동 목표 설정 등을 안내하는 팝업 설명도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 있었다.

총평: 숨은 중저가 가성비 템 

이번 모델은 스마트워치계의 '숨은 가성비 템'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사 모델에 뒤지지 않는 사양과 정확한 운동 기능이 알찼다. 실속 있는 기능 대비 저렴한 가격도 경쟁력을 더하는 요소다. 애플워치11이 59만9000원, 갤럭시워치8이 38만9000원인데 반해 이 제품은 정가 32만9000원, 최근 할인가 2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흠잡을 곳 없는 운동 모니터링 기능과 저렴한 가격은 손목에 화웨이 워치를 찰 수 있는 이유로 충분했다.

IT과학부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