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1만 가구…닭장 아파트 된다' 정면 비판한 오세훈 시장

농부도 종자씨는 안 건들여
부동산 위기라고 손대선 안 돼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국토교통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1만 가구 이상으로 늘리게 되면 업무지구의 본질이 훼손된다"며 "같은 면적에 더 많은 가구를 집어넣으면 닭장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양질의 주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부지 현장점검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지구의 본질에 맞게 주거·업무 비율을 정해 설계된 곳"이라며 "국토부와 협의가 완료된 사안인데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반대하며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비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 한강 변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개발지로, 서울시는 당초 주택 6000가구 공급을 계획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협의 과정에서 8000가구를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정부는 1·29 도심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물량을 1만 가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업무·주거 기능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종자 씨'에 비유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알짜배기 비즈니스 지구이자, 스마트시티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어 가치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은 "아무리 급해도 농부는 종자 씨는 건드리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은 가구 수를 늘리는 게 좋아 보일 수 있지만, 본질을 훼손하면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계획을 변경하면 사업은 지연될 수밖에 없고, 지연되면 실제 공급 시점은 정부 임기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며 "이미 국토부와 합의된 비율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건설부동산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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