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설 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민 생활 안정과 지역 소비 진작을 내세우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현금성 정책'이라는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문이 붙어 있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충북 보은군과 영동군은 26일부터 지원금 지급을 시작한다. 보은군은 군민 1인당 60만원을 두 차례에 나눠 지급한다. 신청은 26일부터 2월27일까지이며, 2025년 12월31일 기준 주민등록이 되어 있던 사람은 모두 대상이다.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지급 방식은 무기명 선불카드형 지역화폐이며, 사용처는 군 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로 제한된다. 면 지역 하나로마트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읍내 하나로마트는 제외된다. 사용 기한은 9월30일까지로, 남은 금액은 자동 소멸한다.
영동군도 같은 날부터 모든 군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지급한다. 대상은 올해 1월1일 기준 영동군에 주소를 둔 주민과 등록 외국인 약 4만3000명이며, 지급은 2월27일까지 진행된다.
충북 괴산군은 19일부터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이 유지된 군민이면 신청이 가능하며, 읍·면사무소에서 접수한다. 첫 주에는 신청 혼잡을 줄이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예컨대 끝자리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요일 제한이 해제된다. 괴산군은 신청 시 필요한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기간 동안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없거나 카드 발급이 어려운 주민, 75세 이상 고령자는 선불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는다. 지급은 신청 후 1~2일 내에 이뤄지며, 사용 기한은 5월31일까지다.
전북 남원시는 다음 달 2일부터 27일까지 전 시민에게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말 기준 남원에 주소를 둔 시민과 결혼이민자·영주권자도 포함된다. 지원금은 무기명 선불카드 형태로 제공되며, 남원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시는 약 7만6000명에게 총 152억원 규모가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북 임실군은 이미 12일부터 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30일 기준 주민등록이 있는 군민이면 2월6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지급 방식은 무기명 선불카드이며, 사용 기한은 6월까지다.
전남 보성군도 2026년 예산안에 모든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된 수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보성군은 올해 설 이전에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지원금 정책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현금성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예산을 대거 투입해 주민에게 현금을 나눠주면, 단기적으로는 소비가 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복지·행정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자체별로 지급 기준과 금액이 달라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한 주민은 "우리 지역은 지원금이 없는데, 다른 곳은 돈을 준다니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금성 지원이 효과적"이라고 말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면 소비 진작 효과가 금세 사라질 수 있다"며 지속적인 지역 경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지금과 같은 현금 지원이 정례화되면, 결국 지자체 재정 악화를 불러 주민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