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거래·기부·도난까지…메달 '수난사'

노벨평화상 수상한 마차도, 트럼프 메달 선물
노벨위원회 "수상자 타이틀은 변함 없다"

노벨상 메달은 '선물'해도 되나…마차도, 트럼프에 전달 논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벨상 메달을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을 인용해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달을 선물한 것을 두고 정치적 활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딸 아나 코리나 소사가 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어머니를 대신해 상을 받는 모습. AP연합뉴스

먼저 노벨위원회는 메달의 소유권 이동 자체는 막지 않는다. 다만 수상자 지위는 절대 이전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성명에서 "노벨상 수여 결정은 최종적이며 영구적이고, 메달 소유주가 바뀌어도 수상자 타이틀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사례와 같이 노벨상 메달이 주인의 품을 떠난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19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동조하며 자신의 메달을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에게 선물했다. 이는 이후 그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았다. 반면 인도적 목적의 양도도 있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자신의 메달을 경매에 내놓아 1억350만 달러(약 1525억원)에 낙찰됐고, 수익금 전액을 유니세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아동 지원에 기부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로이터연합뉴스

과학계에서도 메달 거래 사례가 있다.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제임스 왓슨은 개인 사정으로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고, 낙찰자가 이를 다시 왓슨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히며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노벨상 메달은 도난·기증·회수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한 사례가 있다. 이란의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 인도 아동노동 근절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등의 메달은 도난 피해를 보았다가 반환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마차도 사례는 단순한 개인적 처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노벨 평화연구소 출신 아슬레 스빈은 NYT에 "매우 논란적인 정치 지도자에게 노벨의 상징을 헌정한 것"이라며 "노르웨이 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언론들도 "노벨상이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상의 권위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벨 평화연구소는 "메달은 이동할 수 있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지위는 결코 공유되거나 이전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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