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강나훔기자
정부가 오는 3월 시행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앞두고 재계와 비공개로 만나기로 하면서 막판 조율에 나선다. 산업계는 원청 사용자성 확대가 초래할 책임 범위 및 비용 증가를 우려하며 법 시행 이전 지침 수정 또는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부·재계 관계자 등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는 21일 주요 경제단체 및 대기업 인사들과 비공개 회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동은 김정관 장관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단체로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포함한 경제단체와 주요 기업 인사들이 거론된다. 회동 장소와 세부 일정은 조율 중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 상대방을 원청까지 확장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경제적 종속성' 요건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원청의 실질적 지배·개입 여부 판단을 놓고 재계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계 반발이 거센 상태다.
정부는 시행령·지침 단계에서 각 계 의견을 수렴해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장관은 최근 "노동계이든 재계이든 의견을 취합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노사정 3자 공청회 대신 실무 중심 비공개 의견 수렴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회동에서 원청 책임 범위의 모호성과 비용 증가 문제를 집중 제기할 전망이다. 특히 상하청 구조가 공고한 제조업, 조선·플랜트, IT·플랫폼 산업에서 영향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는 "사용자성 판단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경우 사측의 협상 비용, 소송 리스크, 관리 책임이 급증할 수 있다"며 명확한 기준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법 취지를 고려할 때 원청 책임 인정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정의당·민주노총 등은 '노동권 보장 후퇴'를 경계하며 지침 완화 움직임에 대한 대응을 예고했다. 법 시행 전후 노동계와 재계 간 추가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비공개 회동 결과를 토대로 지침 보완 여부를 검토하고 향후 노동계와도 별도 접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