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외교장관, '파월 지지' 중앙은행 총재에 '美관여 말라'

안나 브레만 총재에 X로 공개 비판
뉴질랜드 컨설팅업체 "서명 안 하면 실망"
BOJ는 불참…다카이치 정부 발맞춘 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형사 기소를 당할 위기에 처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공개 지지한 안나 브레만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총재가 자국 외교장관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RBNZ은 미국 국내 정치에 관여할 역할이 없으며 관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에게 뉴질랜드에 머물며 국내 통화정책에 전념하라고 상기시켰다면서 "총재가 외교통상부의 자문을 구했다면 같은 조언을 받았을 것이나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 피터스 장관 X

하루 전인 13일 유럽연합(EU), 캐나다·영국·호주·한국 등 10개국 중앙은행장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서명에 참여했다.

다만 뉴질랜드 기반의 컨설팅업체 인포메릭스의 브래드 올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레만 총재가 성명에 참여한 것을 두고 "뉴질랜드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신성불가침(sacrosanct) 영역에 가깝다"며 "서명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또 "이는 정치적 성명이 아니라 '중앙은행 독립성'이라는 원칙에 대한 비(非)논쟁적 지지를 표현한 것"이라면서 이번 논란이 총재 입지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RBNZ 역사상 최초의 여자 총재이기도 한 브레만 총재는 지난해 9월 신임 총재로 임명됐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이번 비판 성명에 불참한 것도 자국 정치 리스크를 고려한 결정으로 관측됐다. 로이터통신은 BOJ 특유의 정치 개입 회피 성향과 함께 2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려 하지 않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 입장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기우치 다카히데 전 BOJ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결정은 BOJ의 기존 원칙에 부합한다"면서도 "(BOJ가)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일본 정부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노출시킬 수 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월 의장을 향해 '청사 개보수 자금 과다 지출'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파월 의장을 향해 "곧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며 조기 퇴임을 종용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국제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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