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가 2008년 이후 최장 하락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2.33포인트 하락한 4445.19에 장을 시작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1.6 강진형 기자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장중 0.5% 상승해 1475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 원화 가치 하락폭이 2%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을 환율 소방수로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해 1433.90원까지 급락했는데 연말 하락분을 절반 이상 반납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원화 안정을 위한 당국의 개입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대외 여건과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에 대한 시장 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블룸버그 달러 스폿 지수는 올해 들어 약 0.6% 상승한 반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3% 하락했다. 중남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에 힘입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환율 하락으로 나타났던 원화 강세가 상당 부분 되돌려졌다.
여기에 국내외 자금 흐름까지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선호가 이어지면서 달러 수요가 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매도 속도를 높이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11일 기준 미국 주식을 약 24억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한 규모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같은 기간 7억2800만 달러에 그치며 둔화했다. 연초 순매수 규모가 20억 달러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엔화 약세도 원화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원화와 엔화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두 통화가 흐름을 같이 하는 현상은 2020년대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이처럼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