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금 불일치 OECD 유일
"소득 공백 5년, 국가가 약속 지켜야"
정당 가입 등 정치기본권 보장돼야
공무원보수위원회 법적 기구화 필요
"현재 공무원은 60세에 정년퇴직하고 65세부터 연금을 수령하게 돼 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합니다. 이는 제도적 공백을 넘어 생존의 위기입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신동근 위원장은 정년 65세 연장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공무원연맹은 한국노총 산하로 38개 가맹노조, 8만5000여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신 위원장은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 당시 정부는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도 관련 제도 개선과 법령 개정을 미루고 있어 소득공백 문제로 고통받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연맹에 따르면 2032년까지 약 10만명의 공무원이 이 공백기에 직면한다. 민간 기업 퇴직금보다 훨씬 낮은 공무원 퇴직수당(민간 대비 39%)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무원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이 불일치한 곳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합니다. 일본, 독일 등은 고용 연장과 제도적 연착륙 방안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고 있어요."
정년연장에 대한 청년층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실제 여론은 다르다는 게 신 위원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SBS 여론조사 결과 20대 이하의 79%, 30대의 81%가 정년연장에 찬성했다. 공무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10~20대의 76.9%가, 30대의 76.7%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정년연장에 따른 인사적체 우려에 대해서는 "60세 이후 연장된 기간 동안 직위를 내려놓고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행정지원업무 TF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2년 3674만명에서 2040년 2903만명으로 급감한다. 생산연령 인구 유지를 위해서라도 정년연장은 시급하다는 게 신 위원장의 설명이다.
공무원연맹은 정년연장과 함께 정치기본권 보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정현 국회의원의 대표 발의로 공무원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공무원노조법 등 6대 정치기본권 보장 패키지 법안이 발의됐다.
"헌법 제7조 제2항이 보장하는 정치적 중립은 본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했어요. 정당 가입, 정치적 의견 표출은 물론 개인 SNS에 '좋아요' 누르는 것조차 징계 사유가 됩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는 직무 관련 중립성은 엄격히 유지하되 개인의 정치적 자유는 보장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후원금과 정당 가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차 제한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왼쪽 두 번째 신동근 위원장)과 교사노조연맹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왼쪽 세 번째)를 만나 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6대 패키지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정 당대표는 이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고 했다. 공무원연맹 제공.
공무원보수위원회 법제화도 핵심 과제다. 현재 공무원보수위원회는 법적 권한이 없는 형식적 기구로 기획재정부의 '참고 자료'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23년 기준 일반직 공무원 보수는 민간 평균의 74.6% 수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신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처럼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상해 결정 내용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무원도 노동자인데 우리 주장을 정상적인 경로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공무원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며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니라 선진국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의 기본적 노동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14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리는 제6대 공무원연맹 출범식을 마친 뒤에는 제주도부터 전국 38개 가맹노조를 순회할 예정이다. 현장 목소리를 듣고 조직을 15만명 규모로 확대해 공무원 노조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노동조합에도 진보 성향 조합원이 있고, 보수 성향 조합원도 있다"며 "때론 멱살도 잡는 게 현장 노조 활동가의 역할이라면, 민주당도 만나고 국민의힘도 만나 대화하고 협상하는 게 중앙노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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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위원장은 경상남도청 소속으로, 경상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6~9대 위원장을 거쳐 공무원연맹 수석부위원장과 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 상임부의장을 지냈다. 지난해 10월 6대 공무원연맹 위원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2028년 10월 31일까지 3년이다. 친정집인 경남도청에서 노조위원장을 4번 지내면서 홍준표·김경수 지사를 모두 겪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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