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카페]개인정보위 '나무위키' 정조준 왜?

수년간 자료제출 요구에도 묵묵부답
탈퇴 어렵게 하고 개인정보 법 위반 적발
경찰 고발해 수사키로…국제 공조 가능성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년째 한국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국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은둔형 기업 '나무위키'를 정조준했다. 회원 탈퇴를 의도적으로 힘들게 하거나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스페인어로 공개해 다수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지만 시정 조치에 시종일관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개인정보위는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벌칙으로 국내서 나무위키 사이트를 운영하는 우만레(umanle. S.R.L.)를 수사기관에 지난달 고발했다. 개인정보위가 해당 법 조항을 근거로 기업을 고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13일 개보위에 따르면 나무위키는 운영자가 회원 탈퇴(계정삭제)를 거부하거나, 회원 탈퇴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다수의 민원이 접수됐다.

나무위키는 탈퇴를 원하는 회원에게 "기존 ID 탈퇴는 불가능하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가입 후 탈퇴는 불가능하다" 등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안내를 해왔다. 또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스페인어로 공개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된 내용을 담지 않는 등 다수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개인정보위는 2020년부터 우만레에 회원 탈퇴·처리방침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만레는 국내법 준수 의무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자료 제출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했다. "당사가 위치한 지역 내"의 사법기관 또는 단체 명의로 발행된 공문을 발송할 것 또는 "당사가 관할하는" 사법기관을 통해 자료 제출을 요청하라고 회신했다. 이 회사는 파라과이의 수도인 아순시온시에 소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

국내 관련 정보를 작성·공개하는 나무위키 웹사이트는 회원가입 시 사용자의 이름, 이메일주소,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나무위키 서비스는 대부분 한국어를 쓰고 있고, 대다수의 이용자도 한국인이다. 해외사업자가 한국 정보주체를 대상으로 재화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해당 해외사업자는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재작년에만 4차례, 작년에도 2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우만레는 이를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6월 보호법 위반에 대한 처분 사전 통지서를 송부했지만 또다시 묵묵부답이었고, 지난해 12월 경찰청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고발을 의결한 전체회의에서 개인정보위 위원들은 국내법을 무시한 우만레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처벌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렬 부위원장은 "최소 9번 이상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무답변이나 회피했다는 건 위원회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영미 위원은 "구글을 통해서 광고비 수익이 생긴다면 구글이 나무위키에 지급하는 광고비를 압류 처분하는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환 위원도 "굉장히 질이 안 좋은 사업자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경찰청에 고발장이 제출된 상태로, 정식 수사가 개시되면 개인정보위는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2019년 나무위키가 전자신문과 함께 합작회사 '나무위키비즈코리아'를 설립한 사실을 인지한 만큼 전자신문을 접촉하는 방법과 함께 필요하다면 국제 수사 공조까지 벌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IT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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