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깔딱고개' 70% 완화…서울시-국토부 입장차[부동산AtoZ]

여야 의원 모두 도정법 개정안 법안 발의
정비업계는 재건축과 조합설립 동의율 통일 요구
70% 이상부터 동의율 추가 확보에 시간 소요
국토부는 "검토중" 부작용 우려해 신중론

재개발 사업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동의율 기준을 75%에서 70%로 낮추는 입법 작업이 본격화됐다. 재건축 사업에선 지난해 70%로 완화됐다. 공익성이나 주택공급 효과가 더 큰 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서울시는 물론 여야 국회의원이 비슷한 내용으로 개정안을 내놨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부작용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영등포구 대림1구역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추진 지구를 방문해 주민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정비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법안 심사 단계로 이르면 상반기 중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정법 개정안은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을 할 때 확보하는 동의율을 75%(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에서 70%로 완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재건축 사업의 경우 조합설립 동의율이 70%로 낮아졌는데 재개발만 높은 동의율을 적용받아 초기 사업을 더디게 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정비업계는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형평성과 공공성을 고려할 때 동의율을 70%로 맞춰야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 관계자는 "재개발은 재건축 정비사업보다 임대주택 공급량이 많고 주거환경 개선이나 기반시설 확충 면에서도 실효성이 높다"며 "도시환경 개선 효과가 크고 원주민에게 일반분양가보다 부담이 적은 조합원 분양가로 아파트 입주 기회를 주고 정부 정책에 따른 공공기여 등 장점이 있는만큼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조합설립 이전 단계인 재개발 구역은 올해 1월 기준 86개 구역이다. 이 가운데 63곳이 구역지정을 마쳤고 13곳은 추진위가 설립됐다. 조합설립 이전 단계인 추진위가 구성된 지 5년이 지난 곳도 10곳에 달한다. 창신3·용두1-5·상봉13·신정3-1·양평14구역 등이 수년째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설립 동의율을 확보하는 기간은 짧게는 수개월, 많게는 5년 이상 소요된다. 70%를 넘어가는 구간부터 동의율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신대방역세권 재개발의 경우 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까지 9년이 소요됐다. 이에 서울시는 국토부에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해왔다. 지난해 잇따른 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올라가면서 조합원의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점도 동의율 확보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진위 설립 동의율은 50%여서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조합설립으로 넘어가는 70%에서 75%사이의 구간을 '깔딱고개'라고 부를 정도로 어렵다"며 "국토부에도 법 개정을 건의했고 여야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법 개정에 유보적이다. 초기 사업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으나 반대하는 주민이 더 많아질 경우 오히려 사업을 지연시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재개발의 경우 재건축과 달리 토지 수용이 가능해 재산권을 제한하는 강도가 큰 터라 동의율을 낮출 경우 갈등이 더 크게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시작은 빨리 할 수 있지만 마무리까지 빨라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의 의견반영 기회가 줄어드는 점도 고민거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토중으로 동의율을 낮추는 것만이 반드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초기에 충분한 동의율을 확보해야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하는 주민은 향후 토지 보상을 받고 나가야 하는데, 낮은 보상을 받고 나가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충분히 설득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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