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완커 사무실. 로이터연합뉴스
'채무불이행(Default·디폴트) 위기'에 놓인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가 은행들과 대출 이자 지급을 오는 9월까지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2명은 중국은행 등 대출 기관들이 완커가 기존 분기별로 지급하던 대출 이자 지급을 연 1회로 전환하고, 향후 몇 달간 발생하는 이자의 지급일을 9월로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완커는 지난달 만기였던 분기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헝다(에버그란데)·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업체가 잇따라 파산했던 만큼 비교적 '건실하다'는 평을 받았던 국영 건설사인 완커를 향한 시장 의구심도 짙어졌다.
한 소식통은 이번 합의가 선전시 인민정부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조율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완커·중국은행·선전시 당국은 로이터통신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당장 디폴트 위기는 넘겼지만, 완커는 올해 상반기에만 130억위안(약 2조6941억원) 이상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완커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640억위안(약 54조8087억원)의 은행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660억 위안(약 34조4000억원)은 만기가 1년 이상 남아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해 11월 중국은행과 공상은행(ICBC) 등 국유은행과 함께 중국민생은행, 핑안은행이 완커에 대한 대출 및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완커의 은행 대출이 중국 전체 개발업체 대출의 1.9%, 전체 은행 대출의 0.1%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완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중국의 대형 은행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국 바클레이즈의 보고서를 인용해 완커 해외 채권 보유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원금 회수율이 0.9%까지 떨어져 사실상 전액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