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정부의 10·15대책 이후 서울의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서울시가 민간임대주택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공급절벽을 해소할 돌파구 찾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마포구에 위치한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을 방문해 "공급이 이뤄질수 있도록 제도를 풀어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옥죄고만 있다"며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민간임대주택 현장을 찾아 사업자, 입주민 및 관계자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현재 정부가 아파트를 지을 공공택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공급이 이뤄지는 데는 5년에서 10년이 소요된다"며 "현재 전세 물량은 감소하고 매매는 위축되고 있어 시장에 민간 자본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형)민간임대사업자들은 어떤 입지에 주택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지 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정부가 전향적인 방향으로 호흡을 맞추면 대량 공급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일관성 없는 규제 시행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업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조강태 맹그로브 신촌 대표는 "민간임대주택 규제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나뉘어 있다 보니 규제에 대한 해석도 부처별로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며 "파편화되고 일관성 없는 규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계획과 투자를 막는 요인이 된다"라고 토로했다.
민간임대주택은 연간 임대료 증액이 5% 이내로 제한되고 임대 기간(6~10년) 갱신 거절 불가,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적용된다. 전세 사기 위험이 낮아 임차인들의 안정적인 주거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현재 시에 등록된 민간임대주택은 41만6000가구로, 전체 임대주택의 20% 수준이다. 이 중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등 1인 가구와 신혼부부 선호도가 높은 비(非)아파트 유형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10·15대책 여파로 민간임대주택 시장은 난항을 겪고 있다. 9·7 공급 대책 이후 매입임대사업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이 0%로 제한되면서 사실상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가로막혔다. 신규임대주택을 매수하려면 집값 전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매입임대주택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대상에서 빠져 임대사업자의 세제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민간임대사업자를 시장으로 유입시켜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10·15대책 이후 갭투자가 제한되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전세 매물(2만5000건)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내년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도 2만9000가구에 불과해 공급난을 해소할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오 시장은 "LTV 0%는 자기 자본만 가지고 사업을 투자하라는 뜻"이라며 "주택 투기 세력과 민간임대사업자가 법·제도상 구분되지 않아 대출 제한에 걸려 사업을 못 하고 있는데, 이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완화에 대한 혜택은 주거 공간이 필요한 청년층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1~2인 가구와 청년, 신혼부부의 거주공간인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민간임대사업자 규제 완화를 강력히 재차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등록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지원과 건축규제 완화, 임대·임차인을 대상으로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민간임대사업자 LTV를 완화하고 종부세 합산배제를 개선하는 등 세제 혜택의 합리적 조정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