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외제니 황후 왕관, 절도범이 억지로 빼내려다 크게 파손돼'

나폴레옹 3세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
절도범들이 좁은 틈에서 꺼내려다 손상
루브르 "복원 가능…부활의 상징 될 것"

지난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당시 절도범들이 왕관을 훔치려고 진열장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왕관이 크게 파손된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를 인용해 "절도범들은 당시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이 전시돼 있던 보안 유리 진열장을 절단기로 잘라냈으나 좁은 틈만 내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 나폴레옹 재단 공식 홈페이지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 다음 날 미술품 부서장이 작성한 메모에도 "범인들은 금속 받침대에서 왕관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서둘러 거칠게 물건을 잡아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절도범들이 왕관을 떨어뜨려서가 아니라 좁은 틈으로 억지로 왕관을 빼내려다가 크게 변형됐다는 것이다. 왕관을 장식한 종려잎 꼴의 장식 4개가 프레임에서 분리됐고, 금으로 만든 독수리 장식 1개가 사라졌으며 프레임에 붙어 있던 작은 다이아몬드 10개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 에메랄드 56개, 종려잎 꼴 장식 8개, 금 독수리 8개로 장식돼 있다. 프랑스 제2제국의 화려함과 당시 왕관 보석 세공사의 탁월한 기술을 자랑하는 대표 유물이다. 떨어진 다이아몬드 중 9개는 수사관들이 찾아냈으며,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만들어진 왕관 정수리의 구 모양 장식물도 손상 없이 왕관 프레임에 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부서진 왕관을 복원할 수 있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부활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관람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절도범들은 파리 센강변 쪽의 루브르 박물관 외부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 보물들은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파리 검찰은 도난당한 보석의 가치를 총 1400억원 상당으로 추산했다. 다만 왕실 보석 세트가 포함돼 있어 "경제적 피해보다 역사적 손실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브르 박물관은 도난 사건 이후 왕실 보석 전시관 외벽 창문에 보안용 철조망을 설치했다. 또 오는 14일부터 비유럽 출신 방문객 입장료를 현재 22유로(약 3만 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 4000원)로 45% 인상한다. 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과 노후화된 시설 개선 목적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난 사건으로 혼란한 와중에도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은 9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이는 파리올림픽 등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소폭 줄어든 2024년(870만명)보다 30만명 늘어난 규모다. 방문객의 27%는 프랑스인, 73%는 외국인이었으며 외국인 중 약 40%가 유럽경제지역(EEA) 외 국가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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