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1848년 미국 조지아에서 흑인 노예 부부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는 아내를 '백인 남성 주인', 남편을 '흑인 노예'로 위장해 기차와 증기선을 타고 북부로 탈출한다. 미국 노예제 역사상 가장 대담한 실화를, 작가 우일연이 치밀한 고증과 서사로 복원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억압에 맞선 자유와 사랑, 연대의 의미를 묻는다. 혐오와 분열의 시대에 던지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강렬한 자유의 기록이다. (우일연 지음 | 드롬)
베트남계 이민자이자 퀴어 작가 오션 브엉의 데뷔 소설로, 영어를 읽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한 소년의 성장과 상실을 그린 작품이다. 베트남전의 상흔, 이민자의 가난, 퀴어로서의 사랑과 폭력의 기억이 시적 언어로 엮이며 개인의 이야기는 집단의 역사로 확장된다. 말해질 수 없던 감정과 단절된 관계를 끝까지 응시하는 이 소설은 상처 입은 삶이 어떻게 보편적 존엄으로 남는지를 보여준다. (오션 브엉 지음 | 인플루엔셜)
2059년에서 2025년 서울로 떨어진 인공지능 나노봇 제나가 인간을 만나며 '인간다움'을 탐색하는 힐링 판타지 소설이다. 타임루프 서비스를 매개로 각자의 삶의 전환점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SF·미스터리·코믹하게 펼쳐진다. 인간을 위해 존재하도록 설계된 제나는 점점 스스로 묻는다. 인간만의 제1 능력이란 무엇인가. 나답게, 인간답게 산다는 의미를 따뜻하게 되짚는 작품. (양수련 지음 | 북다)
사소한 균열에서 출발해 청춘의 비루함과 생존 감각을 정면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팬티 도둑, 숫자로 환산되는 관계, 왜곡된 욕망 같은 도발적 설정을 통해 '진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묻는다. 블랙유머와 반전, 옴니버스 구조가 결합된 서사는 웃기면서도 서늘하다. 말해지는 것만이 진짜가 되는 세계에서, 이 책은 동시대 젊은 삶의 오작동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왕후민 지음 | 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