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당 현수막에 '낫질' 사주'…신정훈 '윤석열 계엄과 뭐가 다르냐'

여수서 신 의원 신년 인사 현수막 25개 훼손
지난 29일 주철현 의원 측 보좌관 불구속 입건
신 의원 "민주주의 지켜온 호남서 있어선 안될 일"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오전 11시 전남도의회 초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치러지는 전남도지사 선거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심진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전남 여수갑) 국회의원 측 지역 보좌관이 같은 당 신정훈(나주·화순) 국회의원의 새해 인사 현수막을 훼손하도록 사주한 사건과 관련, 신 의원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주 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온 호남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여수에서 제 현수막 25개를 낫으로 훼손한 피의자가 잡혔다. 주 의원 보좌관이 돈을 주고 시킨 일이라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믿기지 않는다.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계엄을 선포하고 맘에 안 드는 정치인 싹 잡아들이라고 지시한 윤석열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며 "주 의원께서 보좌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유감의 뜻을 전했지만, 그렇게 끝날 일이 아니다"고 썼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내온 주 의원의 메시지엔 호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당원과 도민께 유감 표명 한마디가 없다"며 "본인의 핵심 측근인 보좌관이 연루된 이 사건을 마치 강 건너 불 보듯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태도를 보면 아무런 책임감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신 의원은 "사실 여수에서 현수막 훼손과 무단철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더구나 해당 보좌관은 2년 전에도 현수막을 이용한 선거법 위반행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라고 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태도로는 언제 다시 복귀해서 불법 행위를 재현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이번 사건은 (전남) 동부와 서부의 통합이 아닌 갈라치기이며 같은 당 후보 사이에 선의의 경쟁이 아닌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사건이다"며 "전남에 동부와 서부가 있어선 안 된다. 더구나 전남과 광주가 통합을 위한 긴 여정을 준비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서 이런 범행에 대해 (주 의원) 책임있는 대책과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신 의원은 "해당 보좌관 윗선에 배후는 없는지, 추가적 범죄 행위가 없었는지 등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 여수 경찰은 신 의원의 새해 인사 현수막 25개를 훼손하도록 사주한 주 의원 측 전 보좌관을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29일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해당 보좌관은 경찰에 관련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과 신 의원은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직에 도전장을 던졌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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