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곳 찾아 '독감 주사 투어'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A씨(50)는 최근 자녀 2명과 함께 서울 노원구의 한 의원에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집 근처 병·의원의 독감 주사 비용이 4만원인 탓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병원을 찾아 서울까지 이동한 것이다. A씨는 "노원구에서는 1만원대에 접종할 수 있다"며 "같은 독감 주사인데 병원마다 가격이 너무 달라 놀랐다"고 말했다.

독감 관련 병원 사진.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처럼 독감 예방주사 가격이 병·의원마다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독감 주사 투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31일 아시아경제가 서울 지역 병·의원 15곳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 비용을 문의한 결과, 가격은 1만5000원에서 5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평균 가격은 약 3만7000원 수준이었다. 강남구·서초구 등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병·의원일수록 접종 비용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백신 종류별로는 통상 수입 4가 백신이 가장 비싸고, 그 다음 국산 4가, 국산 3가 백신 순으로 가격이 형성된다.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을 예방하고, 3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을 예방한다. 예방 항원이 하나 더 포함된 4가 백신은 제조 원가가 3가 백신에 비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입 백신의 경우 물류비 등 추가 비용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같은 제조사의 동일한 백신임에도 병원별로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독감 주사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지 않아 병·의원이 임대료, 인건비, 운영비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과정에서 항바이러스제나 영양 주사 등 추가 처방이 이뤄지면서 체감 비용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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