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SK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진두지휘해온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사인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긴다. 30년간 쌓아온 최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파이낸싱 역량을 투입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이 지난 10월31일 오전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아시아 태평양 LNG 협력’을 주제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0.31 강진형 기자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 수석부회장은 내년 1월1일자로 SK스퀘어 수석부회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SK스퀘어 사장으로 선임된 김정규 사장과 함께 SK스퀘어를 이끌게 된다.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돼 출범한 투자회사로, AI·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를 통해 SK하이닉스 등 자회사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1994년 SKC에 합류한 이후로 SK텔레콤, SK E&S(현 SK이노베이션 E&S), SK㈜, SK네트웍스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맡았고, SK스퀘어에는 처음으로 합류하게 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 내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가이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 학사 및 스탠퍼드대 재료공학 석사, 하버드대 MBA를 취득하고, 그룹에서 30년 넘게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왔다.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토대로 SK온과 SK이노베이션에서도 에너지·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 전략 실행을 주도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스퀘어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파이낸싱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스퀘어는 최 수석부회장 합류를 계기로 AI·반도체 중심 신규 투자 및 포트폴리오 밸류업을 통해 투자회사로서의 기업 가치를 본격적으로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SK텔레콤 등 주요 관계사에서 쌓은 미래 전략과 사업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의 첨단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역량이 SK스퀘어 기업 가치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 사장단 인사에서 확인된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 강화' 기조를 최 수석부회장이 일선에서 지원하는 성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