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전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완료…'1역사 1동선' 시대

5호선 까치산역 마지막으로 모두 설치
2006년 법개정 전 역사까지 설치 확대
노원 등 13개 역사 '10분 내 환승' 추진

서울 지하철이 전국 최초로 338개 전 역사에 지상 입구부터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앞으로는 2단계 사업인 '전 역사 10분 내 환승'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29일 오후 2시 5호선 까치산역에서 전역사 1역사 1동선 확보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1역사 1동선이란 교통약자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타인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의미한다.

그간 시설 노후, 시공 난관 등 사유로 지상과 승강장을 잇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역사가 일부 남아있었는데, 이번 5호선 까치산역을 마지막으로 전역사 100% 확보를 달성하게 됐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엘리베이터 위치도. 서울시 제공

2006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개정된 뒤 서울시는 2007년 '지하철 이동편의시설 확충 종합계획'을 수립해 기존 역사를 포함해 역사별로 지상-승강장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이후 2008년부터 올해까지 약 18년간 79개역 대상 1751억원을 투입하는 등 집중적인 투자를 추진해왔다. 과거 1970~80년대 1기 지하철인 1~4호선 시공 단계에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등이 고려되지 않아 고비용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시는 법 개정 후 개정 이전에 조성된 기존 역사까지 엘리베이터 설치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노후화, 수도권 지하철 연계 등으로 엘리베이터 시공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에 일부 건물 민원 발생, 사유지 저촉, 지반 시공 문제 등 다양한 사유로 설계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 17개 역사가 장기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그간 지하철 운영과 시공 노하우를 모두 동원해 방안 마련에 집중했고, 특수공법 등 신기술 도입, 주·야간 작업, 공정 효율화, 건물주 등 사업자 협의 등을 추진하면서 2023년 12월 봉화산역 등 순차 개통의 성과로 연결됐다. ▲봉화산 ▲새절 ▲강동 ▲광명사거리는 2023년, ▲마천 ▲수락산 ▲종로3가 ▲상월곡 ▲청담 ▲상일동 ▲남구로 ▲복정 ▲대흥 ▲구산은 2024년, ▲신설동 ▲고속터미널 ▲까치산은 올해 엘리베이터를 완공했다.

특히 5호선 까치산역은 추진이 가장 어려웠던 역사 중 하나로, 사유지 저촉, 지상부 공간 협소, 극경암 발견 등 시공 단계까지 진통을 겪었다. 이에 따라 양측 외벽을 '디귿'자로 지하 굴착해 연결하는 특수 공법을 도입하고, 출입구 폐쇄 없이 인접 엘리베이터를 토사·극경암 반출구로 활용해 난관을 극복했다. 그 결과 내부 대합실(B1)에서 승강장(B5)으로 바로 연결하는 국내 지하철 최초 사례가 됐다.

시는 앞으로 '전 역사 10분 내 환승' 목표를 더해 지하철 혁신 사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민원을 통해 노원, 건대입구, 고속터미널 등 13개 역사에 관련 요구가 집중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상 역사는 ▲내부 환승통로 설치 ▲내부 엘리베이터 설치 ▲서울동행맵 맞춤형 내비게이션 제공 등을 추진한다.

사업 대상인 13개 주요 환승 역사는 수도권 환승객 포함 일일 94만4000명의 시민이 이용 중으로, 교통약자 57.9%, 비교통약자는 44.9% 등 이용시민 환승 시간이 46.6%가량 줄어들어 시민 편익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은 그동안의 시민 목소리와 요구에 정책으로 답한 서울 지하철 50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뜻깊은 날"이라며 "이동은 선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는 권리로 서울 지하철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성을 갖추며 또 하나의 '약자와의 동행'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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