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취재본부 이병렬기자
안호 충남도 산업경제실장
충남의 산업 전략이 결과로 나타났다. 내포 농생명 융복합 산업 클러스터에는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입주하는 산업단지가 최종 승인됐고,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됐다.
충남도가 기업 유치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부지 조성과 전기요금 문제 등을 해결하며 충남 산업정책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안호 도 산업경제실장은 2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트리온 입주를 위한 내포 농생명 융복합 산업 클러스터 산업단지 계획이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심의 등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오는 30일 최종 승인·고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셀트리온은 내년 3월 기반 공사에 착공해 2028년 공장 건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예산에는 의약품 생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바이오 생산 기반이 구축되며, 내포 농생명 융복합 산업 클러스터 1단계 사업이 본격 가동된다. 승인된 산업단지 조성 규모는 약 3만6000평이다.
이 사업은 입주 기업이 산업단지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국내 첫 사례다.
산업단지 공급 이후 기업을 유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수요를 사전에 반영한 수요자 중심 산업단지 모델을 제도적으로 구현했다.
안호 실장은 "산업시설 용지를 중심으로 지원시설과 공공시설을 셀트리온과 함께 조성하고, 재해 및 환경 영향 저감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속 가능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현재 30만 평 규모의 2단계 산업단지 계획도 수립 중으로, 내년 4월 승인 신청을 거쳐 2027년 하반기 승인 고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도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최종 지정됐다.
대산단지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단지로, 높은 전기요금 부담이 기업 경쟁력을 제약해 왔다. 산업위기 및 고용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지역 산업 여건도 악화돼 있었다.
특화지역 지정에 따라 HD현대 ENF는 299.9MW급 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현대오씨아이, KCC,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특화지역 내 14개 기업에 공급한다.
해당 기업들은 기존 대비 6~10% 낮은 전기요금으로 전력을 공급받게 되며, 연간 150억~170억 원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김명현 HD현대 ENF 대표
김명현 HD현대 ENF 대표는 "석유화학 경기 침체로 발전소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인근 중소기업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변전소 교체와 공공시설 태양광 설치 등 지역 환원 사업도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경환 서산시 경제산업국장
박경환 서산시 경제산업국장은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큰 요구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였다"며 "이번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대산단지와 중소기업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실장은 "전력 직거래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서산시와 HD현대 ENF, 입주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행정 지원을 집중하겠다"며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천안·아산·보령 등 도내 주요 거점으로 분산에너지 특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