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기자
서울에너지공사(사장 황보연)가 모아타운에 신재생에너지원을 결합한 '에너지믹스' 설계를 처음으로 적용한다. 공사는 최근 '등촌2동 모아타운 통합조합운영회'와 신재생에너지 및 지역난방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 전역의 모아타운을 비롯해 신규 공동주택 사업을 대상으로 지역난방과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에너지전환 협력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아시아경제 2025년 6월 19일자 인터뷰 기사 참조)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이 지난 6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난방과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에너지전환 협력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제공.
중장기적으로는 신속통합기획과 같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등촌2동 모아타운은 이러한 에너지전환 정책의 첫 적용 사례로, 향후 서울시 전역으로 확산될 선도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가 히트펌프 보급 확대 정책을 발표하고 공기열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로 포함시키는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공사와 통합조합운영회는 강서구 등촌동 520-3 일대에 조성되는 모아타운 주택사업을 대상으로 지역난방을 중심으로 지열·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결합한 '에너지믹스' 설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블록 단위로 묶어 정비하는 도시재생 모델이다.
지열은 땅속에 묻혀 있는 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지 전체에 폐쇄형 지열관을 매설하면 건물별로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공사에 따르면 주민들은 연간 냉난방비의 25~30%를 절감할 수 있고, 태양광과의 융합으로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이를 통해 공동주택의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고,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등급 기준 충족에 따른 취득세 경감 등 각종 인증 인센티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취득세 감면, 주택도시기금 대출한도 상향, 기부채납률 경감, 용적률·건축물 높이 기준 완화 등 인센티브가 확대되면서 초기 투자비 회수 기간도 기존 10~15년에서 10년 이내로 단축됐다.
공사는 등촌2동 모아타운의 ZEB 등급 달성을 위한 최적 에너지 설계 방안 수립은 물론, 향후 에너지 설비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서비스 사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히트펌프와 같은 전기화 기반 설비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공동주택 단지 단위의 안정적·효율적 에너지 운영을 지원하는 선도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건물부문은 서울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약 68%를 차지하고 있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핵심적인 감축 분야"라며 "지역난방을 기반으로 한 지열·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결합 솔루션은 공동주택 에너지전환의 실질적 해법이자 서울형 탄소중립 정책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등촌동 520-3 일대 모아타운은 총면적 6만417㎡의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으로 약 666세대의 아파트 단지로 계획돼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 참여 모아타운 대상지로 공공기관이 관리계획 수립 및 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곳이다.
최성우 서울에너지공사 신재생에너지본부장(앞줄 왼쪽 첫 번째)이 제로에너지 건축물 및 친환경에너지 보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