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계획범죄' 도심 흉기난동에 15명 사상…대만 사회 '큰 충격'(종합)

20대男, 연막탄 투척 후 연쇄 범행
범인 포함 4명 사망·11명 부상
범행 전 방화도
백화점 5층서 뛰어내려 숨져

연말을 앞두고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연막탄 투척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20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AP통신에 따르면 대만 내정부 경정서(경찰청)는 전날 타이베이역과 중산역 일대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보지는 않으며,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타이베이 흉기난동 사건 범인. 엑스 캡처

사망자 가운데에는 범인 장원(27)도 포함됐다. 그는 백화점 건물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벌이다 경찰의 추격을 받던 중 5층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초 추락 지점은 6층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정정됐다.

사건 발생 이후 대만 당국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혼잡 지역과 대형 행사장을 중심으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철도와 도로, 지하철, 공항 등 주요 공공시설의 경계 수준도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경찰은 공범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범행 동기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장 서장은 "테러 가능성은 배제되지만, 치밀하게 준비된 범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범인은 지난 16일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고, 범행 전날에는 백화점 측에 옥상 출입 방법을 문의한 사실도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연막탄 17개와 휘발유병 15개, 흉기, 서바이벌 게임 장비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살던 타이베이 중정구 임대주택과 범행 직전 머물렀던 호텔, 본가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화염병 제조에 쓰인 물품과 각종 무기를 확보했다.

장원은 과거 경비·보안 관련 일을 했던 이력이 있으나 사건 당시 무직이었으며, 올해 7월 병역 방해 관련 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군 복무 중 음주 문제로 2022년 퇴출된 뒤 남은 의무 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범행은 지난 19일 오후 5시께 타이베이 중앙역 인근 지하 출구에서 시작됐다. 방독면을 쓴 그는 연막탄을 던진 뒤 시민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후 지하도를 통해 중산역 인근 호텔로 이동해 흉기를 챙긴 뒤 다시 밖으로 나와 오토바이 운전자와 행인들을 공격했다.

이어 인근 에스라이트 스펙트럼 난시 백화점으로 난입해 1층과 4층에서도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쫓겨 5층에서 투신했다. 앞서 같은 날 오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세 곳에서 방화를 저질러 차량 여러 대를 파손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지 언론은 범인이 비교적 긴 시간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범행을 이어가는 동안 즉각적인 제지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장룽싱 경정서장은 "경찰력을 더욱 강화해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방 범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범행 동기와 자금 흐름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금요일 오후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유혈사태와 관련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대만 사회 전반에 불안과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장완안 타이베이시장은 "범인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시민 한 명이 안타깝게 숨졌다"며 "관련 기관이 피해자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화스포츠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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