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생산자물가가 석 달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유·휘발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과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면서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3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석 달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 오르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공산품이 생산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5.0%),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3년 9월(6.9%) 이후 2년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월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환율이 상승하면서 영향을 받았고, 원유 정제마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원인으로 상승한 점도 작용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도 올랐다. 서비스는 0.1%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1.2%)가 주가 상승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상승 등으로 1.2% 뛰었고, 사업 지원 서비스(0.2%) 등도 올랐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2.3%) 및 축산물(-2.6%)이 내려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4%)가 내려 전월 대비 0.4% 빠졌다.
지난 2월 서울 마포구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779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생산자 물가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혼재한 상황이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 1국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국내외 경기 동향, 공공요금 조정 등"이라며 "최근 여건을 보면 12월 들어 현재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전월 평균보다 3.1%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0.9% 상승했고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역시 11월에 인상돼 결과는 12월 가격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공급 물가는 국내 출하와 수입이 모두 올라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올랐다. 국내 공급 물가는 물가 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생산 단계별로는 원재료(-0.5%)가 내렸으나 중간재(1.1%) 및 최종재(0.2%)가 상승했다.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 물가는 국내 출하와 수출이 모두 올라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공산품(1.9%)과 서비스(0.1%)가 모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