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브라질 남부를 강타한 폭풍으로 24m의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과이바에서 시속 90㎞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쓰러졌다. X 캡처
15일(현지시간) G1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지두술주(州) 과이바 시에 시속 90㎞의 강풍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하반(Havan) 매장 앞에 설치된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반은 브라질의 대형 유통매장 중 하나로, 미국 백악관을 본뜬 건물과 그 앞에 설치된 자유의 여신상 모형을 상징으로 하고 있다. 해당 조형물의 높이는 약 24m이며, 높이 11m의 콘크리트 기단까지 포함하면 35m에 달한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강풍에 밀려 점점 앞으로 고꾸라지다가 끝내 바닥에 쓰러져 부서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조형물이 쓰러진 곳은 주차장으로, 인근에 있던 행인과 매장 직원들이 재빨리 차량을 이동시키고 현장을 통제하면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브라질 기상 당국에 따르면 이날 과이바 지역에는 강풍 경보가 발령됐으며, 순간 최대 풍속은 시속 80~90㎞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 측은 해당 조형물이 지난 2020년 매장 오픈과 함께 설치됐으며, 기상 조건 외에 다른 붕괴 요인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술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고 직후 안전 수칙에 따라 해당 구역을 즉시 폐쇄하고, 잔해를 치우기 위해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셀로 마라니타 과이바 시장은 "대응팀이 주 민방위 당국과 함께 주변을 봉쇄하고 인근에 추가 피해가 있는지 점검했다"며 "극심한 강풍 속에서도 신속한 대응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곳곳에서 강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과이바 외 다른 지역에서도 지붕 파손,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으며, 지난 10일에도 상파울루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시속 최대 100㎞에 육박하는 강풍이 강타해 약 200만 가구가 정전되는 일이 있었다. 이번 폭풍은 고온 현상 이후 유입된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