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다음 산업 전략, AI 인프라에 답이 있다'

"포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포항의 미래를 가르는 중대한 분기점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12월 2일, 글로벌 AI 기업과 삼성그룹, NeoAI Cloud(구 텐서웨이브코리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포항을 유력 입지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최종 부지와 세부 일정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포항의 산업 지형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은 1단계에만 약 2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단순한 시설 유치를 넘어, 향후 수십 년간 포항의 성장 경로를 좌우할 잠재력을 지닌 '산업 전환형 투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이는 포항이 전통 제조업 도시를 넘어 첨단 디지털 산업의 거점으로 재편될 수 있는 가능성을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시험받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포항인가. 데이터센터, 특히 AI 특화 데이터센터는 입지 요건이 극히 까다롭다.

고급 인재, 안정적 전력, 그리고 실질적인 산업 데이터가 동시에 요구된다. 포항은 이 세 조건을 비교적 균형 있게 갖춘 드문 도시다.

우선 인재와 연구 기반이다. 포스텍과 한동대를 중심으로 한 이공계 인재 풀, 방사광가속기와 로봇융합연구원 등 국가 차원의 연구 인프라는 AI 연구개발과 응용 확산의 토대가 된다. 이는 단순 인력 공급을 넘어, AI 기술의 산업 적용과 고도화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다.

둘째는 에너지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동해안 전력망과 인근 원전·재생에너지 인프라는 전력 안정성과 이중화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조건 중 하나다.

셋째는 산업 데이터다.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도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공정·제조 데이터는 AI와 결합될 경우 스마트 제조, 공정 최적화, 신소재 개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여기에 배터리, 수소,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생성형 AI와 고성능 연산 수요를 동시에 자극하는 핵심 자원이 된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센터 유치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출발점일 뿐이다.

포항시는 중앙정부, 대기업,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인허가와 기반시설 구축을 신속히 지원하는 전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행정 절차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어떤 장점도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다.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이 AI·클라우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포항의 중소·중견기업이 기술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산업·경제·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전주기 AI 혁신 모델'을 지역 단위에서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포항은 이미 한 차례 산업 전환을 이뤄낸 경험을 가진 도시다. 이제 '철의 도시'라는 유산 위에 데이터와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할 시점이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가 그 중심축이 된다면, 포항은 동남권을 넘어 국가 혁신을 견인하는 디지털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 길을 시민과 함께, 책임 있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

안승대 포항시장 출마예정자.

안승대 │ 포항시장 출마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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