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이 내년 '뷰익'과 'GMC' 브랜드 4개 차종을 신규로 도입해 침체된 국내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청라 주행시험장에는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을 구축해 미국 본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연구개발법인으로 육성키로 했다.
또 국내 생산 기반에 3억달러(4400억원) 투자해 생산 능력을 향상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직영 정비사업 중단으로 확산하는 '철수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GM은 15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GM 청라 주행시험장'에서 '2026년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사업 전략과 핵심 이정표를 밝혔다.
연합뉴스
헥터 비자레알(Hector Villarreal) 한국GM 사장과 구스타보 콜로시(Gustavo Colossi) GM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 브라이언 맥머레이(Brian McMurray)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부평구을)을 비롯해 쉐보레·캐딜락 판매 네트워크 및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대표와 GM 한국사업장 협신회 회장, 지엠한마음재단코리아 이사회 및 임직원 대표 등 이해관계자들도 자리했다.
한국GM은 참석자들과 ▲청라 주행시험장 내 신규 버추얼 센터 오픈을 통한 가상·실물 통합 개발 모델 전환과 한국의 글로벌 엔지니어링 허브 역할 강화 ▲2024년 흑자 기록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구축 ▲국내 생산시설에 대한 지속 투자와 한국 생산 차량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견조한 수요 ▲GMC·뷰익(Buick) 출시를 포함한 국내 멀티 브랜드·채널 전략 확대 및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강화 등 주요 현황을 공유했다.
비자레알 사장은 "2024년 흑자 기록은 GM 한국사업장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2018년에 수립한 정상화 계획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M은 지난 20여년간 한국에서 1330만대를 생산하고 국내 시장에 250만대를 판매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시켰다"며 "차량 디자인과 엔지니어링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주기 역량을 한국에서 더욱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한국 고객을 위한 첨단 주행 기술을 도입하며, 한국 자동차 생태계와 지역경제의 강력한 파트너로서 한국 시장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한 강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며, GM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생산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생산 기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며, 한국에 대한 GM의 확고한 약속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콜로시 부사장은 한국 시장을 위한 GM의 멀티 브랜드 및 채널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내년에 쉐보레와 캐딜락을 기반으로, GMC와 뷰익이라는 두 개의 신규 브랜드를 한국에 도입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판매·서비스 채널과 네트워크를 확대 및 강화하고, 슈퍼크루즈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폭넓은 차량 포트폴리오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고객에게 한층 향상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도입 차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GMC 3개 차종, 뷰익 1개 차종이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북미 지역(미국·캐나다·멕시코)을 제외한 GM 글로벌 시장 중 4개 제품 브랜드를 모두 도입한 첫 번째 시장이 된다. 쉐보레 판매 네트워크는 뷰익 모델을, 캐딜락 판매 네트워크는 GMC 모델을 각각 판매하게 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서울 송파 및 서부권, 부산 등 지역에 신규 전시장을 추가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맥머레이 사장은 "신규 버추얼 센터를 포함한 청라 주행시험장의 리노베이션은 가상·실물 통합 개발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제공한다"며 "이 같은 변화는 GM의 글로벌 엔지니어링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청라 주행시험장 내 버추얼 센터는 2024년부터 준비해 온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새로운 핵심 프로젝트다. GM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빠르고 유연한 미래 기술 개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버추얼 센터는 사내에 분산됐던 ▲전기 시스템 벤치 ▲VR 워크업 스테이션 ▲드라이버-인-더-루프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10개 벤치 랩 등을 하나로 통합했다. 개발 환경의 효율성과 협업 체계를 대폭 개선,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GM 관계자는 "가상 개발 환경과 주행 시험장을 통한 실제 물리적 테스트가 하나의 유기적인 프로세스로 연계되면서 개발 정확도와 통합성,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차 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전사적 지식 공유 체계를 구축해 협업과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