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발생 시 20만명 사망 추정'…여행객도 '이것' 챙겨야

대피소 생활 고려해 방한용품 등 지참
숙소 근처 대피소 가는 길도 알아야

지난 8일 일본 혼슈 동쪽 끝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관광객들 사이에서 '대지진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 '후발 지진 주의보 발령'…오는 16일까지

지난 9일 일본 아오모리현의 한 도로가 전날 발생한 규모 7.5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는 일본 정부가 지난 9일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후발 지진 주의보'는 2022년 12월에 처음 도입됐다. 일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지진의 진원지로 알려진 일본 해구·쿠릴 해구를 따라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평소보다 거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될 경우 발령한다.

일본 기상청은 규모 7.0 이상 지진이 일어난 뒤 일주일 이내에 규모 8.0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1% 정도로 보고 있다. 이번 주의보는 오는 16일 0시까지 유지된다.

'겨울철 심야 지진' 위험성 강조…대피 늦어지고 눈 무게에 건물 무너져

2022년 12월 일본 홋카이도 기타미(北見)시에서 한 시민이 주차장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주의보 발령으로 일본인들은 물론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전 세계 관광객들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강진이 발생한 아오모리현과 바로 위에 있는 홋카이도는 겨울 설경이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겨울철 밤늦은 시간에 발생하는 '겨울 심야 지진'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겨울에 지진이 발생하면 눈이 쌓이거나 빙판이 된 도로 환경 탓에 대피가 늦어지고, 목조 건물에 눈이 쌓이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건물이 무너져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공기가 건조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우며, 건물 밖으로 대피하더라도 저체온증이나 감기 등 감염병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잠을 자는 심야 시간에는 당연히 피해가 극대화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난카이 해곡 대지진' 관련 피해 추정치 보고서를 통해 '난카이 대지진'이 겨울철 심야에 발생할 경우 사망자가 3만 9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여름 낮과 겨울 저녁(2만 7000명) 대비 사망자가 1만명 이상 더 많은 수치다.

실제로 이번 지진은 오후 11시 15분께 처음 발생했다. 주민들은 영하 1~2도까지 내려간 한밤중에 눈이 쌓인 길을 걸어 대피했다. 일부 해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도 발령된 탓에 하치노해시에서는 주민 200여명이 쓰나미 대피 빌딩 옥상에서 머물며 칼바람을 맞아야 했다.

관광객들도 담요 등 방한용품·개인 위생용품 등 챙기며 대비 필요

2024년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강진으로 집을 잃은 가나자와시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EPA연합뉴스

일본 언론들도 겨울철 지진은 평소와 다른 대비가 필요하다며 가정 내 방재 물품을 다시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관광객 역시 숙소 등 실내 공간의 난방 기구 옆에 종이나 비닐봉지·옷·스프레이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을 두지 않아야 한다. 쇼핑한 뒤 받은 쇼핑 봉투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심야에 대피해야 할 상황을 고려해 손전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 플래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배터리가 빨리 소모돼 당국의 재난 경보를 수신하거나 구조 요청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숙소 주변의 대피소 및 해안가를 찾을 경우 '쓰나미 피난 빌딩'의 위치를 파악하고, 숙소에서 대피소까지 가는 경로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길에 눈이 쌓여있거나 빙판이 있을 경우가 있으므로 노면 위 상황을 잘 살피며 이동해야 한다.

대피소에서 오랜 시간 머무를 상황을 대비해 ▲방한복 ▲장갑 ▲모자 ▲담요 ▲내복 ▲핫팩 등 보온용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대피소 안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손소독제 ▲물티슈 등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규모 9.1 이상 대지진 발생 시 약 20만명 사망·건물 22만채 붕괴 추정

한편 일본 정부가 2022년 12월 발표한 추계에 따르면 일본 해구를 따라 규모 9.1 이상의 거대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이와테현 등 7개 광역지역에서 최다 19만 9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건물 22만채가 전파될 것으로 파악됐다.

쿠릴 해구에서 규모 9.3의 지진이 일어날 경우 이들 지역에서 최다 10만명이 사망하고 건물 8만 4000채가 전파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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