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세제는 안 상하잖아' 오래 묵은 것 계속 썼는데…빨래가 왜 이래

액체형 6~12개월·캡슐형 15개월·분말형 18개월이 사용 권장
성분 분리·응고·악취 발생…곰팡이·배관 막힘 위험
전문가 "개봉일 기록하고 제때 교체해야 안전"

세탁세제는 오래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는 인식과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세척력이 떨어지고 세탁기까지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세제 속 화학 성분이 시간이 지나며 분리·변질돼 본래 기능을 잃는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친환경 세제 브랜드 블루랜드(Blueland)는 "세제의 유효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거나 분리돼 세척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세탁세제는 제조일 기준 1~2년 내 사용이 권장되며, 한 번 개봉하면 공기와 습기에 노출되면서 변질 속도가 빨라진다.

세제 형태에 따라 변질 속도와 권장 사용 기간은 차이가 있다. 특히 액체형은 수분 함량이 높아 성분 분리와 미생물 번식 위험이 크므로 개봉 후 6~12개월 사용 권장된다. 캡슐형은 최대 15개월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습기·열에 노출되면 코팅 변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분말 세제는 굳지 않고 건조하면 최대 18개월 보관 가능하다. 하지만 작은 습기에도 쉽게 응고되는 것이 단점이다.

변질된 세제를 사용하면 세척력 저하가 가장 먼저 나타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잔여물이 세탁조에 남으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며, 세탁기 내부 배관이나 옷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래된 세제를 사용하면 거품이 거의 생기지 않고 오염 제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남은 잔여물이 세탁기를 막아 냄새와 고장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세제 변질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신호로는 ▲액체 세제 층 분리·덩어리화 ▲분말 세제 응고·눅눅함 ▲본래 향 상실 및 이상한 악취 ▲세탁 후 옷에서 꿉꿉한 냄새 ▲세척력 저하와 세탁조 얼룩 증가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확인하면 즉시 세제를 폐기하고 세탁기 상태를 점검할 것을 권장한다.

세제 성능을 오래 유지하려면 보관 방법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실온(10~25도)에 보관 ▲습한 욕실보다 건조한 선반·창고에 보관 ▲개봉 후 뚜껑을 완전히 닫아 공기 접촉 최소화 ▲액체 세제는 1년 이상 사용 금지 ▲캡에 직접 물을 넣어 희석해 쓰는 행위 금지 등을 권장한다.

친환경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용 권장 기한을 표기하는 추세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의무가 아니어서 소비자 관리에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세탁세제를 오래 쓰다 보면 변질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매·개봉 시점을 기록하고 제때 교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세제는 집안 위생을 책임지는 기본 제품"이라며 "오래된 세제를 방치하면 세탁 성능 저하와 세탁기 고장, 심지어 건강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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