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모듈러 주택으로 혁신 선도…'新건축 패러다임' 연다

[리빌드 K건설]
모듈러, 친환경 건축으로 주목
단우드 인수 후 영업익 318억 달성
물류센터·반도체 공장 PC 연속 수주
PC 공동주택 30층 이상 설계 검증

GS건설이 인수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가 공급 중인 목조 모듈러 주택 모습. GS건설

GS건설이 모듈러 건축 등 프리패브(Prefab·조립식 주택) 영역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기본 골조, 전기 배선 등 건축 공정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만 하는 공법이다. 공사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소음·공해·혼잡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지속가능한 건축으로 주목 받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회사인 단우드(Danwood)를 인수해 신사업의 핵심축으로 성장시켰다. 2021년 275억원이던 단우드의 영업이익은 2024년 318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약 16% 증가했다.

단우드의 최대 시장은 독일이다. 독일은 프리패브 방식의 주택이 전체 중 30%에 육박할 만큼 보편화돼 있다. 단우드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품질 높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제조 공정을 자동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체계적인 기술 교육 시스템도 마련해 작업자와 엔지니어들의 숙련도와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다.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단우드는 유럽 내 시장 확장과 새로운 제품 라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이 보편화된 노르웨이, 네덜란드와 같은 새로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모듈러 시장에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국내 사전 제작 콘크리트(PC)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자회사 'GPC'를 설립했다. PC는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해 구조물을 완성하는 건축 공법을 의미한다. GPC는 충북 음성에 약 15만㎡ 규모 부지에 연간 10만㎥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2021년 준공했다. 현재는 대형 물류센터, 공장, 지하 주차장 현장에 PC를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 필요한 PC 납품 건도 연이어 따내면서 사업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GS건설 사전 제작 콘크리트(PC) 사업 자회사 GPC의 충청북도 음성 공장 전경. GS건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업계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자체 개발한 제품 2종에 대해 '저 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GPC는 친환경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저탄소 인증제품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신규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GPC 공장 부지 내 조립식 콘크리트 부재로 만든 공동주택 목업(실제와 동일한 시험 건축물)을 완공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조립해 만든 공동주택이 바닥 충격음, 방수, 단열, 난방, 기밀 등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 성능을 갖추게 되면서 '레고식 블록 아파트 시대'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이 준공한 'PC 공동주택 목업'은 전용면적 59㎡, 84㎡로 나뉜다. 각 목업은 4베이(BAY) 평면을 구현했다. 4베이는 아파트 채광 면에 방이나 거실 등 4개 공간을 구획한 구조다. 통풍·채광·개방감이 높고 수납공간도 풍부하다. 기계설비·전기공사, 내·외부 마감 공사까지 모두 실증을 마쳤다.

30층 이상의 높이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모든 골조 부재는 GPC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PC공법으로 시공했고 GS건설에서 특허 출원한 PC 접합부의 구조 강화 기술을 적용했다. PC로 만든 공동주택의 장점 중 하나는 내부 기둥이 없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내부 구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평면 구성이 가능하다.

GS건설은 공사 기간 단축에 대한 검증을 끝냈다. 연내 PC 공법 공동주택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철근 콘크리트(RC) 공법 대비 공사비 검증도 진행한다. 내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에서 발주하는 PC 공동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GS건설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의 기업 간 거래(B2B) 주택 모습. GS건설

GPC와 함께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EIST)'도 국내 프리패브 시장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자이가이스트는 충청남도 당진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데 모듈러 건축의 기술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목조 단독주택 부문에서 국토교통부의 '공업화주택 인정'을 획득했다. 자체 개발한 '상부인양 양중방식'을 통해 시공의 효율성과 안정성도 확보했다. 벽체의 내구성과 습기에 대한 저항도 개선하며 목조를 재료로 한 주택의 단점도 기술로 보완했다.

조경과 주거 편의성도 강화했다. 지난해 자이가이스트는 경동나비엔과 협업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성과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 10월에는 조경 토탈 솔루션 기업 LF디앤엘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모듈러 단독주택의 조경을 설계단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력 강화를 통해 자이가이스트는 기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위주 사업에서 기업 간 거래(B2B), 기업·정부 간 거래(B2G)로 영역을 확장하며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상북도 안동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견본주택 단지'에 참여해 산불 피해 이재민들의 주거 회복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주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의 기본에 집중해 내실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틀을 마련해 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변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부동산부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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