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KT맨' 박윤영 네 번째 도전 끝
주주·시장 약속·현안 대응 방안 강조
KT이사회 "DX·B2B 분야 성과 주효"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확정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6일 오후 박 전 사장과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 3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 최종 후보로 박 전 사장을 선정했다. 이후 이사회에서 곧바로 의결했다.
위원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 요건과 외부 인선자문단 평가 결과, 주요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반영해 이사회가 마련한 심사 기준에 따라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 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박 전 사장은 면접에서 주주·시장과의 약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 현안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박 전 사장에 대해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KT 이사회 김용헌 의장은 "박 후보가 새로운 경영 비전 아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대내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박 전 사장은 이번이 네 번째 대표 공모 도전이다. 김영섭 현 대표 선임 당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고, 구현모 전 대표 선출 때도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해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기업부문장(사장)을 역임한 B2B 전문가로 평가된다.
KT 신임 대표의 우선 과제는 최근 불거진 KT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전 고객 위약금 면제 등 보상안을 확정해야 한다. 또 정확한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피해 고객 신뢰 회복 방안 등도 고민해야 한다. KT가 사고를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내부 통제와 조직 기강 확립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 368명, 피해 금액 약 2억4000만원으로 파악됐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에 접속해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확인된 가입자는 2만2227명에 달한다. 신임 대표의 초기 대응이 향후 KT의 경영 안정성과 성장 경로를 좌우할 전망이다.
AI를 비롯한 신사업 확장도 과제로 놓여 있다. 앞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2029년까지 AI 누적 매출 4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탈락한 데다 최근 해킹 사태 등으로 AI 사업 실행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중심의 체질 개선이 중요한 이유다. KT는 AI·정보기술(IT) 매출 비중(별도 기준)을 2028년까지 19%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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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사장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공식 취임한다. 이 경우 KT는 구현모 전 대표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수장 체제로 전환된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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