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라고 싸고 질낮은 냉동으로 때우고 싶겠나'…벼랑 끝 美 Z세대 '생존 전략'[세계는Z금]

(39)"불안정한 식료품 가격, 냉동식품으로 대비"
Z세대 절반 "냉동식품은 인플레 버티는 전략"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미국 Z세대에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냉동식품이 인플레이션을 버티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게티이미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냉동식품을 택하지만, 기쁘지만은 않은 Z세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금 미국인들에게 경제 상황을 물으면 '위태롭다'는 답이 나올 것"이라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포춘은 경제적 압박이 세대별 냉동식품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Z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냉동식품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소비자들은 예산을 아끼고 변동성이 큰 물가 상황에 대비하려 냉동식품을 찾고 있으나, 그 선택에 만족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가공식품 코너의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아시아경제DB

이 같은 현실은 미국 기술기업 스마트센스(SmartSense)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3%는 "지난 1년간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고, 65%는 "식료품 예산이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냉동식품을 바라보는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Z세대의 51%는 냉동식품 비축을 "인플레이션을 버티는 전략"으로 꼽았고, 57%는 최근 6개월간 냉동식품 구매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가격이 더 오를 경우 냉동식품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66%에 달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의 91%는 냉동식품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미리 비축해두는 식량"으로 인식해 구매동기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 6개월간 냉동식품을 더 많이 사 왔다는 비율은 56%, 향후 물가가 오를 경우 구매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70%였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픽사베이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포춘은 "베이비붐 세대·X세대·밀레니얼 세대는 편의성과 긴 유통기한을 이유로 냉동식품을 선택하지만, Z세대만은 '저렴한 가격'을 가장 큰 구매요인으로 꼽았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배달료 부담이 커진 치킨·피자 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냉동식품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와 1인 가구 증가로 소비자들의 냉동식품 접점이 넓어진 영향도 크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경우 최근 3년간 냉동 간편식 중 치킨 매출이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 또 이랜드팜앤푸드는 '애슐리 홈스토랑'의 냉동피자 제품군이 지난 10월 연말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세계 냉동식품 시장 규모를 지난해 2970억 달러(약 436조 원), 올해 3098억 달러(약 455조 원)로 추산한다. 오는 2034년에는 5008억 달러(약 736조 원) 시장으로 성장해 5.5%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취재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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