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KAIST가 개발한 큐브위성이 누리호에 탑재돼 우주에서 성능을 검증한다.
KAIST는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K-HERO(KAIST 홀추력기 시험 위성)'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누리호' 4차 발사체에 탑재돼 우주로 향한다고 26일 밝혔다.
누리호의 큐브위성 발사관에 탑재되고 있는 큐브위성 'K-HERO'. 사진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4차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기술 이전을 받아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는 첫 발사로 국내 우주산업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누리호에는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산학연이 개발한 12기의 큐브위성이 함께 탑재된다. K-HERO는 12기 큐브위성 중 하나다.
K-HERO는 최 교수 연구팀이 KARI 주관의 '2022 큐브위성 경연대회' 기초위성 개발팀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개발됐다.
기초 위성은 본격적인 비행모델(FM) 제작에 앞서 설계와 핵심 부품이 우주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기술 검증용 위성이다.
가로·세로 10㎝, 높이 30㎝, 무게 3.9㎏의 3U 표준 큐브위성인 K-HERO는 발사체와의 안정성·전기 규격·인터페이스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게 설계됐다.
K-HERO의 핵심 임무는 연구팀이 개발한 150W급 초소형 위성용 홀추력기(Hall thruster)가 우주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홀추력기는 '전기로 움직이는 우주용 엔진'이다. 전기를 이용해 위성을 느리지만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전기추진 엔진 역할을 한다.
로켓처럼 연료를 많이 태워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로 기체(제논)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후 이를 뒤로 빠르게 내보내 위성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홀추력기는 연비가 높은 장점이 있어 소형·군집위성 시대에 핵심 기술로 부각된다.
큐브위성 'K-HERO' 개발에 참여한 연구팀 구성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KAIST 박재홍 박사과정, 코스모비 김윤수 연구원, 최원호 교수, 박동하 박사과정, 허승범 석사과정. KAIST 제공
홀추력기는 이미 20~30년 넘게 대형 위성과 심우주 탐사선에서 사용돼 온 검증된 기술이다. 하지만 크기와 전력 요구량이 커 과거에는 대형 정지궤도(GEO) 통신·방송 위성에서 주로 운용됐다. NASA·ESA의 심우주 탐사선에서도 장거리 비행을 위해 홀추력기가 사용됐다.
최근에는 SpaceX 스타링크 위성군의 등장으로 소형·초소형 전기추력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추세다. 이처럼 글로벌 우주산업이 군집위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작고 효율 좋은 추력기'는 필수 기술이 됐다.
K-HERO는 국내 기술로 만든 초소형 홀추력기를 우주에서 직접 실증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최 교수 연구팀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홀추력기 연구를 시작해 플라즈마 물리 기반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013년에는 'KAIST 과학기술위성 3호'에 200W급 홀추력기를 성공적으로 탑재,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했다.
특히 누리호 4차 발사체에는 기존보다 낮은 전력(30W)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 초소형 위성을 겨냥한 차세대 모델이 탑재된다.
이번 K-HERO 개발에는 최 교수 연구팀의 실험실 창업기업 코스모비㈜도 참여해 기술 상용화 기반을 강화했다.
최 교수는 "K-HERO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전기추력기를 탑재한 소형위성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누리호 4차 발사에서 검증될 홀추력기는 저궤도 군집 감시정찰 위성, 6G 통신위성, 초저궤도 고해상도 위성, 소행성 탐사선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