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송승섭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중동 지역에 진출하는 데 UAE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제3세계 진출을 위해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했다. UAE는 한국 방위사업 수출의 핵심 대상국 중 하나로,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UAE 정상회담에서 방산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UAE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방문을 양국 관계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으로 삼아 원전·에너지·인공지능(AI)·반도체·우주·기후금융 등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빈 방문 예우 차원에서 UAE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17일 오후 3시15분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현지 동포 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유럽·중동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중동에서는 UAE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이 손잡고 새로운 공동번영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두 나라가 형제의 국가를 넘어 연구와 생산을 함께하고 제3세계로 같이 진출하는 일종의 경제적 공동체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UAE와 한국의 지정학적 공통점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 발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지정학적으로 일종의 가교역할을 하는 위치라는 점도 그렇지만 한편으로 보면 가진 게 별로 없이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유일하게 산업화를 이룬 것에 대해 민주적인 나라가 됐다. 인류사에 기록될 엄청난 성장"이라고 했다. UAE에 대해서는 "정말 위대한 나라다. 황금 같은 석유를 팔아 아무런 걱정 없이 부를 쌓을 수 있는데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첨단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공군 1호기에서 본 사막에 넓게 깔려 있던 태양광 패널을 언급하며 "상전벽해처럼 척박한 땅이 옥토로 변하는 것이며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UAE 교포들을 향해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에 대해 언급하며 "총을 들지도,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고 아름답게 국민의 힘으로 원상회복해서 우리의 길을 가고 있다. 이게 우리의 저력"이라며 "UAE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다. 여러분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조국으로 확실히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락 퍼스트 아부다비 뱅크(FAB) 비상임 이사겸 이사회 운영위원회 의장의 설명을 들으며 사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UAE 유력 일간지 '알이티하드(Aletihad)'와 인터뷰에서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이 한국에 300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UAE는 중동에서 한국의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이자 장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경제 파트너가 될 국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맺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는 말에 "양국 간 무역·투자 확대의 전환점일 뿐 아니라 UAE가 한국을 가장 가까운 경제 파트너로 격상하는 발판(launchpad)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EPA 체결로 한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UAE 석유화학제품 등 양국 교육 품목의 90% 이상에서 관세가 철폐된다"며 "양국의 무역 확대, 산업 경쟁력 강화, 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과정은 양국의 관계를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을 토대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협력 기반을 다지고 제3국 원전 시장에도 공동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2050년까지 SMR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6700억달러 이상이 되는 만큼 양국이 새로운 시장을 함께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UAE의 풍부한 태양에너지와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 배터리 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면 '친환경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리더십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위치한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사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UAE 방문 이틀째인 18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날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에 이어 양해각서(MOU) 체결식, 정상 오찬까지 연이어 일정을 소화한다.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협력을 확대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방산을 포함해 원전과 AI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MOU를 통해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쳤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이 대통령과 UAE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UAE 대통령궁에서 양국 문화교류 행사가 열린다. UAE 측은 유네스코(UNESCO) 세계무형유산인 전통무용 '알 아이알라'를 선보이고,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양국의 협력을 기원하며 '천년만세'를 연주할 계획이다. 양국 전통 현악기인 가야금과 우드(oud)의 협연도 이어진다.
아부다비(UAE) 금융자유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