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 아파트' 내 이야기로?…월급 몇 년 치 모아야하나 봤더니

국토교통부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서울 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수 13.9배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은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소유 주택 없이 전·월세로 사는 무주택 가구가 1000만 가구에 육박하는 가운데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가량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16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표본 6만1000가구를 방문해 면담 조사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중간값 기준으로 13.9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내 집'을 가지려면 약 14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셈이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등의 순이었다.

전·월세 세입자, 월급 약 16% 임대료로 지출

지난해 전국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임차 가구 RIR)은 중간값 기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전·월세 세입자들은 월 소득의 15.8%를 임대료로 지출한 것이다. 지역별 임차 가구 PIR은 전년과 견줘 수도권은 20.3%에서 18.4%로, 광역시는 15.3%에서 15.2%로, 도는 13.0%에서 12.7%로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부동산에 매매와 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자가 보유율은 지난해 전국이 61.4%로 전년(60.7%) 대비 올랐다. 지역별로 자가 보유율은 전년 대비 도(68.6%→69.4%), 광역시(62.3%→63.5%), 수도권(55.1%→55.6%)에서 모두 상승했다.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거주하는 자가점유율은 전국 58.5%로 전년(57.4%)보다 상승했다. 자가점유율도 전년 대비 도(65.4%→66.5%), 광역시(58.9%→60.0%), 수도권(51.9%→52.7%)에서 모두 올랐다. 지난해 주택 점유 형태의 비중은 자가가 58.4%, 임차가 38.0%로 나타났다.

독립 후 첫 집 마련 기간 더 길어져

가구주로 독립한 후 생애 첫 집을 장만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9년으로 전년(7.7년) 대비 2개월 늘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6.0㎡로 전년과 같았다. 지역별로 도(40.2㎡), 광역시(36.7㎡), 수도권(33.0㎡) 순으로 면적이 넓었다. 가구당 평균 주거 면적은 2023년 68.9㎡에서 지난해 68.1㎡로 소폭 감소했다. 주거기본법상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은 3.8%로 전년(3.6%)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대비 주택 만족도(3.01→3.03점)와 주거 환경 만족도(2.99→3.01점)는 모두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현재 주택 평균 거주 기간은 8.4년으로 전년 대비 약 5개월 증가했다. 점유 형태별로 자가 거주 가구가 11.5년, 임차 가구에는 3.6년을 평균적으로 거주했다. 현재의 주택에서 거주한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 비율은 30.3%로, 전년(32.2%)보다 하락했다.

잠실아파트.

또 주택 보유에 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6.8%로 대부분의 가구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비율은 전년(87.3%) 대비 소폭 낮아졌다. 전체 가구 중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38.2%로 전년(40.6%) 대비 떨어졌다.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32.0%), '전세자금 대출 지원'(27.8%), '월세 보조금 지원'(12.2%),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9%) 순으로 조사됐다.

결혼 시 적정 '주거 면적' 물으니 "23평"

청년 가구는 82.6%가 임차로 거주하고 있고, 오피스텔을 포함한 비주택 거주 비율이 17.9%에 달했다. 신혼부부는 43.9%가 자가에 거주했으며 아파트(73.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령 가구는 75.9%가 자기 집에 살고, 단독주택(39.2%) 거주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미혼 가구에 결혼 시 적정 주거 면적을 질문한 결과 전용면적 75.8㎡는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된 주거 면적(전용 68.1㎡)보다 넓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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