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지난달 일본 최초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8일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다가 실패해 남편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개인적 일상을 엑스(X·구 트위터)에 공유해 화제를 모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게시물에서 "숙소에서 나오면 경호 요원이나 운전사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공식 행사가 없는 주말은 숙소에서 일하기로 했다. 현재 고민은 야간이나 주말에 미용실에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내 국회 답변이 없는 날에는 어떻게든 미용실에 가기로 결심했다"며 "이번 주말에는 숙소에서 밀린 집안일과 국회 예산위원회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국회 답변 준비 회의를 새벽 3시께 연 것과 관련해 직원 배려 부족과 과로 우려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인 지난달 4일에도 "워라밸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다카이치 정부는 과로사 방지 목적의 노동시간 상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상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그 발언은 자민당 총재로서 직무에 임하는 결의를 표한 것일 뿐, 총리 자신이 워라밸을 부정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진 급여 삭감' 방침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총리와 각료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삭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국회의원 기본 월급은 129만4000엔(1218만원)이다. 총리는 115만2000엔(1084만원), 각료는 48만9000엔(약 46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닛케이는 이번 삭감으로 총리 월급이 최대 115만 엔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총리 취임 이후 다카이치는 월급 삭감과 워라밸 포기, 새벽 3시 출근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개인적 생활과 국정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