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대출이 늘며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증시 호황으로 주식 등 금융상품 수수료 수입이 확대된 덕이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회사 10개 사의 당기순이익은 15조4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1조3872억원) 증가했다.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KB·신한·하나·우리·NH·iM·BNK·JB 등 은행지주 8곳과 한국투자금융, 메리츠금융 등 비은행 2곳이다.
금융지주 이익은 매년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상반기 기준 2022년 12조4000억원에서 2023년 13조6000억원, 2024년 14조1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도 1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증시 상승으로 주식 등 금융상품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것도 순이익 확대에 힘을 보탰다.
업권별 이익 증감률을 보면 상반기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3%(1조6898억원) 늘었다. 금융투자업도 17.9%(4390억원) 증가했다. 반면 보험업은 3.8%(-932억원),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여전사)는 20.0%(-3343억원) 감소했다.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은 전년보다 4.6%포인트 높아진 59%로 확대됐다. 금융투자 비중은 16.4%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보험은 13.4%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하락했고, 여전사는 2.8%포인트 하락한 7.5%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연결총자산은 3867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비중은 은행이 74.2%, 금융투자는 11.5%, 보험은 6.7%였다.
자본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상반기 은행지주회사의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5.8%, 13.2%로 모두 규제 비율을 상회했다. 금융지주회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4%로 전년 말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부채비율은 29%로 전년 말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신용손실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4.3%로 전년 말(122.4%) 대비 18.1%포인트 내려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 금융지주회사는 전년 대비 이익과 자산이 늘어나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면서도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금융지주 차원의 완충 능력 확보 및 지속적인 차주의 이자상환부담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건전성 제고를 위한 금융지주의 적극적 감독을 유도해 연체율 상승 등 금융권 전반의 잠재 위험을 대비해 나갈 것"이라며 "자회사 간 소개·연계 영업 등 전과정에서 불건전 영업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