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김용우기자
부산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일은 '투자 유치'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말한다.
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성장하고 결국 일자리와 기술로 다시 부산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것이 그가 강조하는 '정책 AS(After Service)'의 핵심이다.
3일 오후 박형준 시장은 강서권 주요 투자기업 두 곳을 잇달아 찾아갈 계획이다.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시가 약속한 '투자 이후의 동행'을 실천하는 자리다.
박형준 부산시장.
첫 번째로 가는 곳은 부산의 대표 조선기자재 기업 ㈜오리엔탈정공이다. 1980년 부산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선박용 크레인과 상부 구조물을 제작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영하 52도에서도 작동하는 극저온 크레인을 개발하며 친환경·디지털 선박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박 시장은 "지역에 투자한 기업은 끝까지 챙겨나갈 것"이라고 힘줬다.
그의 말은 단순한 격려, 이른바 립서비스가 아니다. 오리엔탈정공이 추진 중인 에코델타시티 연구개발(R&D)센터 건립에 부산시의 전담 공무원(PM)이 배정돼 밀착 지원 중이다. 250억원 규모 투자로 조성되는 이 연구단지는 완공 시 80여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기업 측은 "시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세계적인 선박용 크레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역 인재 채용과 조선업 경쟁력 강화로 부산 경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지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혁신신약연구원(IDC)으로 정했다. 부산 최초의 대규모 외국인 투자 바이오제약센터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연구원은 항체 바이오의약품의 개발부터 임상, 상업화,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허브다.
86% 이상이 석·박사급 연구진으로 구성된 이곳은 췌장암 표적치료제의 미국 FDA와 유럽 EMA, 한국 식약처 희귀의약품 지정과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과제 선정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글로벌 신약개발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했다. 기업 관계자는 "부산시의 지원 덕분에 외국인 투자기업이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답한다. "부산에서 세계 시장을 향한 혁신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각오다.
박형준 시장은 "투자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한 '정책 AS'는 단순한 사후 관리가 아니다. 기업의 문제를 현장에서 듣고 행정이 직접 해결하는 '살아 있는 지원 시스템'으로 해석된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원스톱투자지원협의체는 13개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부산시는 앞으로도 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겠다."
박형준 시장의 한마디가 기업 현장 방문의 핵심 메시지다. 부산이 기업의 성장 곡선과 함께 호흡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박 시장에 따르면 현장은 단순한 정책 점검 방문지가 아니라 부산 경제 현장과 행정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지 재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박형준 시장의 말처럼 투자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 부산의 미래 산업 지도는 이제부터 그려지는 셈이다.
부산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