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에 사활 거는 DB손보…신상품·독점판매권 확보 총력

올해만 배타적 사용권 4개 획득
항암 관련 펫보험 보장도 확대
선두 메리츠화재 맹추격…펫보험 시장 판도 뒤집히나

DB손해보험이 펫보험 독점판매권 확보와 신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人)보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1500만 반려인구를 대상으로 한 신시장 개척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보는 전날 펫보험에 '항암약물 치료 시 보장금액 확대 특약' 신담보를 출시했다. 항암제 치료 시 경구항암제 외에 주사항암제까지 보장해주는 특약은 손보업계 최초다. 성견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30~33%에 이르고 고령견·대형견일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DB손보는 수의학 발전으로 반려견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암 관련 펫보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이번 상품을 개발했다.

DB손보는 올해 펫보험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에만 손보사 중 가장 많은 4건의 펫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업계의 한시적 특허권으로 독창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일정 기간 독점판매 권한을 보장받는 제도다.

국내 12개 손해보험사 펫보험 가입 현황.

DB손보는 지난 1월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과 '반려동물 무게별 보장한도 차등화'에 대해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종래에 업계에 나온 펫보험은 반려동물 위탁비용을 입원에 한해서만 보장했다. DB손보는 입원 후 통원에 대해서도 보장하는 상품을 새롭게 개발했다. 무게별 보장한도 차등화의 경우 위탁업체의 위탁비용이 무게가 무거울수록 비용이 추가되는 특징을 반영한 상품이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고 대형견은 무게에 따른 추가비용을 고려해 가입금액을 7만원까지 확대했다.

DB손보는 지난 5월엔 '개물림 사고 벌금 보장'에 대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반려동물의 개물림 사고로 형법 제266조(과실치상)·제267조(과실치사) 등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존 펫보험은 개물림 사고 시 배상책임이나 민사소송만 보장했지만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형사적 책임까지 보장 범위를 넓혔다.

DB손보는 지난 6월엔 '반려동물 개물림 사고 행동 교정 훈련비용 보장'에 관한 9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역대 펫보험 배타적 사용권 중 최장 독점판매권을 부여받았다. 이는 반려견이 개물림사고를 일으킨 경우 반려견의 행동교정훈련비 실손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존 펫보험이 의료비 중심의 보장에 그쳤다면 이번 담보는 사고 예방과 행동 교정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했다. DB손보 관계자는 "기존 펫보험 시장이 주로 질병이나 상해 진단 이후의 치료비 보장에 집중해 반려인의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단순 의료비 보장 외에도 이상행동 케어와 반려인 보장까지 포함한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DB손보가 올해 공격적인 펫보험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펫보험 선두는 2018년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출시한 메리츠화재다. 그 뒤를 DB손보를 비롯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사들이 맹추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2개 손보사의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6만3184건으로 전년 동기(3만9021건) 대비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펫보험 원수보험료도 328억원에서 582억원으로 77% 늘었다. 지난해 국내 반려인구가 1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관련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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