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향후 몇 달 내 양적긴축 중단' 시사…고용 하방 위험 경고

유동성 긴축 조짐 진단
"노동시장 약화…셧다운 지속 시 데이터 누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대차대조표 축소로 불리는 양적긴축(QT)을 앞으로 몇 달 안에 종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노동시장 둔화를 재차 언급했는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발언은 피한 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설에서 "충분한 준비금 수준에 도달한다고 판단되는 지점에서 대차대조표 유출을 막는 것이 우리의 오랜 계획"이라며 "앞으로 몇 달 내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을 알리기 위해 광범위한 지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동성의 점진적인 긴축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2019년 9월 발생한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과 같은 시장 불안을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적긴축은 Fed가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이는 통화당국이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는 반대 개념이다.

Fed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인 2022년 6월, 팬데믹 대응으로 급증한 자산을 축소하기 위해 양적긴축을 재개했다. 만기가 도래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을 한 때 9조달러에서 현재 6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은행의 준비금이 감소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빠듯해졌고, 이는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Fed가 양적긴축을 중단할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고용과 관련해서는 "노동시장은 상당히 심각한 하방 리스크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7월 회의 직후 얻은 지표는 노동시장이 실제로 꽤 약화됐음을 보여줬다"며 "이는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 두 가지 위험이 균형을 이루는 데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된 데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면 특히 10월 데이터를 놓치게 되고,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4.0~4.25%로 조정했다. 오는 28~29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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