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오늘부터 2금융권 간담회…'소비자보호' 재차 강조할까

1일 보험, 4일 저축은행, 16일 카드사 CEO와 간담회
'소비자보호' 강화와 '상생금융' 동참 메시지 나올 듯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일 보험업권을 시작으로 이달 중순까지 카드·저축은행 등 2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나선다. 부임 초기라 말을 아끼면서도 뼈있는 한마디를 내놓고 있는 이 원장이 2금융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 빌딩에서 생명·손해보험사 CEO들과 만난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메트라이프생명·DB생명 등 생보사 8곳과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손보사 8곳이 참석한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도 동석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강진형 기자

이 원장은 보험사 CEO들과 만나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달 14일 열린 취임식과 28일 가진 은행권 간담회에서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보험이 금융권 중 소비자 민원·분쟁이 가장 많은 업권인 만큼 더 면밀한 소비자보호책을 마련해 달라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금융에 관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원장은 은행권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실태점검에 나서겠다고 했다. 최근 일부 대형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장기보험 보험료를 5~10% 올리고 있어 보험료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주식 회계처리 방식과 관련한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과 한국회계기준원, 시민단체, 전문가 등을 불러 삼성생명 회계처리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이 원장 취임 직후 열린 첫 굵직한 일정이라 보험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원장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강하게 비판했던 이력이 있다.

보험사 CEO들은 첫 상견례인 만큼 업계 현안을 가볍게 공유하면서 필요한 규제개선 대책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험업계 최대 화두는 자본확충이다.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방어와 '기본자본 킥스' 규제 대비를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 등 자본 수혈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교육세율 인상(0.5%→1%)이 재무적으로 부담이라는 의견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금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보험사 8곳과 상생기금 300억원을 조성해 소상공인 회복과 저출산 극복을 위한 보험료 지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보험을 운영하는 대형 손보사들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하는 등 정부의 상생금융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카드업권에 대해서도 소비자보호와 상생금융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권은 소비자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계와도 밀접한 분야다. 이 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카드사 CEO들에게 오는 22일부터 시작하는 2차 지급신청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카드사 CEO들은 13년째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비롯해 지난달부터 강화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카드론 취급마저 늘리지 못하게 되면서 본업 경쟁력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이 원장이 중·저신용자를 위한 서민금융 공급에 힘써달라는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매각에도 속도를 낼 것을 당부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CEO들은 인수합병(M&A) 관련 추가 규제완화와 업계 숙원인 영업구역 규제완화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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