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연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4년간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현지에 제철소와 로봇 공장을 설립하고 기존 자동차 공장의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대규모 현지 투자를 통해 그룹의 미국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미 양국의 공동 성장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26일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약 36조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 달러에서 50억달러(약 7조원) 증가한 규모다.
투자 분야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미래산업이다. 특히 이번에 추가로 늘어난 50억달러는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에 투입된다. 급성장하는 미국 로보틱스 시장 생산 허브를 현지에 구축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공장 설립은 현대차그룹이 주체가 될 예정이며, 공동 투자기업의 참여도 예상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력 제품인 아틀라스, 스팟, 스트레치 등 로봇이 생산될 예정이며, 초기 생산 가능 규모는 3만대 수준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그룹 제공
로봇공장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도 추진한다. 저탄소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 등 미국 핵심 전략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자동차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지난해 70만대였던 미국 완성차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차 등 다양한 차종 라인업을 선보여 미국 소비자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품·물류 그룹사들도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하는 등 완성차-부품사 간 공급망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은 물론 자율주행, 인공지능(AI),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한다. 더불어 보스턴다이내믹스, 모셔널 등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혁신 허브를 만들기 위해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도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2024년 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는 ▲연구개발(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