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조충현기자
한미 조선 협력이 미국의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본격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한국 조선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HD현대, 한화오션 등 대형 조선사를 주요 고객사로 둔 조선용 형강 전문업체 화인베스틸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화인베스틸이 2025년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245억원 대비 88.8% 증가한 463억원, 판매량은 2만2070t에서 92% 늘어난 4만2400t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밀려드는 조선소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8월부터 주야 2교대 체제로 전환, 하루 9시간 생산에서 14시간 생산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한국 조선업의 슈퍼호황과 함께 현대제철의 생산라인 조정도 한몫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13일 설비 합리화 차원에서 조선용 형강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이에 따른 화인베스틸의 수주 물량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화인베스틸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안정세로 원가 경쟁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영업이익 등 수익성이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조선 협력 강화와 미국의 중국 조선소 견제로 한국 조선소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인베스틸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약 50% 상승했다.
동일 그룹 계열사 동일스틸럭스 역시 자회사 대선조선의 함정 MRO(정비·수리·운영) 분야 진출 가능성이 부각되며 수혜가 기대된다. 미국 해군의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조선은 동일스틸럭스가 최대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 소속으로, 2025년 1분기 매출 702억 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2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의 미국 시장 확장과 대기업-중견·중소 조선 협력체계 강화는 장기적으로 부품·소재 기업까지 성장세를 이끌 수 있다"며 "조선업 밸류체인의 전방위적인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화인베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