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신촌. 이곳 2단지 관리사무소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에선 실시간으로 알림이 뜬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화재나 정전, 누수 등이 발생하는지 24시간 살피고 있어서다. 화재 수신기가 작동하면 관리자에게도 알림이 전송돼 다른 업무로 자리를 비웠더라도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한다. 스프링클러까지 반응하는 실제 화재라면 소방서로도 즉시 상황이 전달된다. 이곳에선 화재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에서 중요한 물탱크, 정화조 등의 상황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난 5일 찾은 이 단지는 아파트 안전 관리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장이다. 아파트 보안 서비스 니즈는 기존의 무단침입이나 도난 등 범죄 예방에서 화재·정전·누수 등을 막는 생활안전 사고 예방으로 변화하고 있다. 늘어나는 전기차 충전기, 전동킥보드 등은 시설물 노후화와 함께 새로운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효율적으로 안전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안전 솔루션' 도입 필요성도 커졌다.
에스원은 2023년 IoT 센서, 고화질 CCTV,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이 결합된 '블루스캔'을 이 아파트에 공급했다. 이곳에선 화재 수신기, 소방펌프, 발전기, 물탱크 등 주요 설비에 부착한 센서들로 1900여 세대 단지의 안전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이 센서들이 24시간 작동하며 이상 징후가 생기면 에스원 관제센터에 바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지하 7층 방재실로 내려가자 기계실, 전기실 벽면 곳곳에 센서가 설치돼 있었다. 점검용 모니터에는 실시간 온도, 수위, 압력 수치가 나타났다. 소방 펌프 옆에는 작은 태블릿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관제센터로 알림이 전송돼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관리소장의 설명이다. 이곳에는 거대한 물탱크도 설치돼 있다. 아파트에 공급하는 물이 이곳에 보관된다. 바닥에는 '집수정'이 보였다. 물이 모이는 공간이다. 물탱크와 집수정에 모두 수위 감지 센서가 설치돼 있었다. 침수, 누수 등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알림을 전송하기 위해서다. 과거엔 관리 직원이 현장에 와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블루스캔 도입 후엔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자칫 문제에 대한 인지가 늦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블루스캔에 대한 입주민의 만족도도 높다. 가뜩이나 지난 겨울 근방 오피스텔 복도에서 전동 킥보드 화재 사고가 난 뒤 이 아파트에선 단지 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지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밤에 충전 중인 킥보드에서 불이 날까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화재 수신기 등에 센서가 붙어 있어서, 뭔가 이상하면 바로 알림이 뜬다고 해서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말했다.
에스원의 솔루션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운영도 지원한다. 커뮤니티 시설과 편의성은 아파트의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이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게시판에는 'GX룸 예약 현황'이라는 알림이 디지털 화면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단지에 적용된 커뮤니티 통합 앱은 온라인 예약은 물론 잔여 좌석 확인, 요금 결제까지 가능하다. 피트니스 센터, 골프 연습장 등의 입구엔 얼굴인식을 통해 출입하는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등록된 사용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한 것이다. 자동화된 출입 인증과 무단 사용 방지로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예방 중심의 안전 체계를 통해 아파트 생활의 안정을 돕고 있다"며 "커뮤니티 시설의 스마트 예약,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 등 IoT와 연계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한 뒤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