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재계와 '노란봉투법·상법' 저지 고심…협상안 마련 검토

국힘, 경제단체와 긴급 간담회…대응 논의
노란봉투법·상법 수정안 만들어 협상나설 듯
송언석 "반기업법…실효성 있는 대응안 마련"

국민의힘이 재계 목소리를 반영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상법 2차 개정안 수정안을 만들어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당 주도 법안 처리 저지에 힘을 쏟으면서도 의석의 한계를 고려한 전략적인 대응도 병행하겠다는 포석이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 일부을 제외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5일 오전 국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 경제5단체와 '반기업법 문제점과 향후 대응 긴급 간담회'를 열고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김정재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참석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반기업법이 강행될 경우 기업 경쟁력 위축과 해외 이전, 외국인 투자 이탈, 청년 일자기 감소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반기업법의 문제점을 면밀히 짚어보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에 '방송3법' 중 하나인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해 5일 오전 현재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진행 중이다. 방송법은 5일 오후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이날 자정 7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나머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오는 21일 이후로 예상되는 8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재계 목소리를 반영한 수정안을 검토하는 것은 의석의 한계를 고려할 때 민주당 주도의 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 본회의까지 추가 협상 시간이 남은 만큼 흐름을 바꿀 기회는 남았다. 민주당도 여론의 동향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민심의 동향을 점검하면서 8월 하순까지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반기업법(상법, 불법파업조장법) 문제점과 향후 대응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로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상법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재계에서 (노란봉투법과 상법에 대해) 일부 수정해서 받아들이자는 의견을 낸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31일에도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과 비공개 회동해 노란봉투법·상법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파업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하청노동자에게 원청 교섭권을 부여하는 노란봉투법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이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일자리가 대폭 줄 수 있다"며 "기업가들이 기업하기 힘든 환경을 조성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노란봉투법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접점 마련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3일 "법안이 통과되면 원하청 책임 구조가 보다 명확해지고 교섭 과정 또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며 처리 방침을 확고히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5일 지도부 회의에서 방송법 처리에 대한 우려를 이어갔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장악3법은 사실상 공영방송 소멸법"이라며 "민주당이 끝내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국민의힘은 위헌 법률 심판 청구 등 모든 법적 가용 수단을 동원해서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정치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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