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닌데 뭘'…트럼프 조롱에 마크롱 쿨한 반응

트럼프, G7 중도 이탈한 뒤 마크롱 언급
"이란과 휴전 논의? 마크롱 항상 틀려"
마크롱 "트럼프 조롱, 별로 자극 안 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박차고 나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그런데 정작 마크롱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은 듯 여겨 눈길을 끌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에서 "관심받고 싶은 마크롱 대통령은 내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논의하기 위해 G7을 떠나 워싱턴 D.C로 돌아갔다고 잘못 말했다. 틀렸다!"라며 "그는 내가 워싱턴으로 향하는 이유를 전혀 모른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에마뉘엘은 항상 틀린다"고 비판했다.

이날 저녁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에피소드"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가 누구인지 잘 알고, 우리는 오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이) 나를 자극하지 않는다"며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평했다. 프랑스 엘리제궁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말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자극해 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기념일 군사 행진에 초청받았다. 그는 며칠 뒤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가리켜 "멋지고, 똑똑하고 강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사람들은 그가 내 손 잡는 걸 좋아한다는 걸 모른다. 그가 프랑스의 훌륭한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내 손을 잡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023년 4월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고 온 뒤엔 "내 친구 마크롱은 그(시진핑)의 엉덩이에 키스하는 것으로 중국 방문을 끝냈다"고 조롱했다. 지난해 1월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과거 둘 사이의 대화를 공개하며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 억양을 흉내 냈고, 같은 해 10월 한 팟캐스트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주의하지 않으면 당신을 털어갈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전문가인 베르사유 대학교 로릭 엔느통 부교수는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인 원맨쇼를 펼치고 있으며, 조롱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왔다"며 "다른 사람들처럼 그 역시 농담이 통하면 다시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서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키어 스타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처럼 나르시시즘을 드러내지 않는 지도자들과 달리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을 내세우길 좋아하며 화려한 면이 있다"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틀어질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유럽의 파트너 국가들까지 휘말리게 된다. 그래서 종종 자존심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고 분석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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