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외교 첫 데뷔' 李대통령, 15~17일 G7 정상회의 참석

대통령실 "초청 받아 참석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6일 첫 정상 통화
주요국 정상과 첫 대면…모디 인도 총리 등도 참석 예정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두 정상은 첫 통화를 통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을 통해 만남을 갖기로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 이외에도 다른 주요국 정상은 물론 이 대통령과 함께 초청받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도 만날 수 있다.

연합뉴스

7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축소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인 숫자를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는 이 대통령의 다자간 정상외교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참석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서 추가로 만남을 가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문 계획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는 것은 많은 분이 관심을 갖는 영역"이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로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특사단을 미국에 보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G7에 초청돼 가기로 결정돼서 이 부분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사단 계획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힐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문제를 비롯해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산적한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 제품 등에 고율 관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시행 예정일은 7월 8일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현행 25% 수준인 관세율을 낮추거나 없앤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전 정부 당시 나왔던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 참여 요구도 난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전날 오후 10시(한국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2·3 비상계엄 이후 사실상 멈춰 있었던 정상외교는 재가동에 들어갔다.

첫 통화는 전반적으로 '친근한 분위기'였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두 사람은 공통의 경험으로 대선 유세 도중 습격을 당한 점을 공유하고, 골프 라운딩을 갖자는 이야기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고,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흉기에 목을 찔리는 습격을 당했다.

대통령실은 "통화는 20분간 진행됐고,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관세 협의와 관련해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만큼, 이 대통령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펼쳐나갈 계획이어서 합의를 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편 오는 24일부터 26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부터 인도를 비롯해 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중 한 곳인 한국을 정상회의에 매년 초청했다. 올해도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그 부분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치부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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