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가정용 보일러도 렌털해 사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국내 보일러 업계의 투톱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나란히 렌털 비즈니스 계획을 구체화하면서다. 렌털 서비스를 통하면 초기 구매 비용 부담 없이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가 유지보수 등도 지원받을 수 있어 노후 보일러 교체 수요를 끌어올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친환경 보일러 등 냉난방 제품의 렌털 서비스를 내달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귀뚜라미는 올해 1월 현대렌탈케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렌털 서비스가 시행되면 현대렌탈케어의 전국 서비스망과 전문 케어매니저 조직을 활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귀뚜라미의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뿐만 아니라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 창문형 에어컨 등을 렌털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정기적인 제품 점검과 수리, 최신 제품 교체 등 사후 관리도 받을 수 있다. 양사는 렌털 전용 신규 상품의 공동 개발과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도 렌털 비즈니스를 위해 최근 100% 자회사 경동C&S를 설립했다. 관련 상품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전담하기 위해서다. 경동나비엔은 2023년 10월 환기청정기 렌털 서비스를, 올해 4월에는 '3D 에어후드'와 '환기청정기 매직플러스' 렌털 서비스를 각각 출시했다. 나아가 보일러, 숙면매트 등 기존 주력 제품과 함께 환기청정과 제습 기능까지 갖춘 '제습환기청정기' 등 출시 예정인 제품의 렌털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상품을 소개하고, 관리하는 업무는 전문 인력인 '나비엔 파트너'가 담당한다. 나비엔 파트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필터 교환과 외관 클리닝, 정기적인 성능 검사 등을 맡는다.
보일러 기업이 잇달아 렌털 사업을 본격화하는 이유는 최근 렌털, 구독 등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약 40조원 수준에서 올해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렌털 서비스를 통해 포화 상태인 국내 보일러 시장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겨울철에 사용 빈도가 집중된 보일러 제품의 경우 관리가 번거롭고 고장 시 비용이 발생해, 케어 서비스를 통해 제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렌털이 효과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각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초기 비용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렌털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양사 모두 렌털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