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20일 만나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막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40여분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전 대표에게 "저희가 개헌연대를 할 수 있을지, 정말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고 함께 논의할 수 있을지 오늘 말씀을 나눈 다음에 그 뒤에 다시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늘의 논의가 생산적인, 그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전 대표는 "입법과 사법, 행정 삼권을 모두 일극 체제로 장악하는 총통 형 체제가 과연 이번 대선을 통해서 등장하고야 말 것인지, 아니면 우리 국민이 저지해낼 수 있을 것인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계엄의 책임 때문에 많은 굴레와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께서 환골탈태 수준의 대대적 혁신과 쇄신, 신속한 전열 만들기로 일극 체제의 총통 형 (체제) 등장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
이후 회동 이후 두 사람은 취재진을 만나 이 후보 당선 저지와 7공화국 개헌을 위한 협력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그리고 이재명 독재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앞으로 계속해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도 "국민의힘이 내부 전열을 시급히 정비하고 대대적 혁신 노력을 하면서 병행적으로 제7공화국 개헌을 해 2028년 총선, 대선을 동시에 치르도록 하고 이번 대선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디딤돌이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4년 연임제에 대해 전 대표는 "또 다른 사사오입 개헌으로 정권 연장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속임수 개헌 제안"이라고 촌평했다. 이어 "한동훈 전 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문수 대선 후보가 이야기한 대통령 3년 임기 단축, 개헌이 제7공화국을 확실히 열어젖힐 수 있는 약속"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낙연 새 미래민주당 고문의 연대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에서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과의 연대, 협력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내 상황에 대해서는 "(경선) 후보들 간에도 확실하게 단결이 덜 이뤄져 있어 이재명 후보의 '총통령' 독재 등장 우려에도 국민의힘 후보가 약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의 일사불란한 대오 정비가 있어야 외부 다른 정파나 세력이 함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경선을 함께한 주자들도 유세 현장에서 김 후보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며 "저는 비대위원장으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당원, 시민과 함께 김 후보 승리를 이끌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인사들이 늘면서 '친명 빅텐트'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전 대표는 "합류하는 분들은 권력을 다 잡았다고 보고 권력 떡고물을 기대하면서 모여드는 '떡고물 클럽'인데 친명 빅텐트를 얘기하는 건 과도한 평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