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4일 외환시장에선 당분간 정치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분이 반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원·달러 환율의 단기 저점은 1430원으로 봤다. 이후 추가 하락 시 1410원 선 도달 속도에 따라 하방 변동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가 반영되며 전일 주간 종가 대비 16.5원 하락한 1450.5원에 개장한 후 낙폭을 키워 오후 2시 현재 1430원 후반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은 탄핵 인용을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1430원 선 하향 이탈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선고가 시장 예상보다 지연되는 동안 찬반 여론이 더 결집했으나 이는 시장 영향보다는 사회 문제로, 공권력에 의해 얼마나 잘 통제되는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지지층 간 대립 등이 이어질 수는 있으나 이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시 1410원 선까지 얼마나 빠르게 빠지는지가 향후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빠르게 빠지면 수출업체, 해외투자자 할 것 없이 '더 빠질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에 쥐고 있던 달러를 매도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하방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1400원 초반 선에서 횡보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요인뿐 아니라 '트럼프 관세'를 앞세운 대외 요인 역시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높은 25% 상호관세 고지서를 받아든 상황에서, 앞으로 협상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 여부가 외환시장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국가별 관세 적용 시기를 4월9일로 미뤘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는 충분하다고 봤다. 민 연구원은 "중국은 트럼프 1기 때를 학습해 결국 원하는 것이 미국 투자라는 점을 고려, 자국 기업의 미국 투자 차단을 협상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도 협상 어떻게 풀어가냐가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